솔173

돌봄

by 모래바다

어제,

솔이 하원길,

유치원차에서 내린 솔이가 잠에서 덜깬 눈으로 나에게 철썩 안긴다.

나는 솔이를 업었고 솔이는 내 등에 껌딱지처럼 착 달라붙었다.


나는

유치원에서 친구들하고 재밌게 놀았니, 밥은 먹었니, 반찬은 뭐였니, 간식은 뭐였니,

혼자 중얼거리며 집에까지 왔다.


오늘 아침 등원길,

솔이 손을 잡고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간다.

이건 매실이야, 이건 계란꽃이야, 와 하늘이 파랐네, 조잘대면서.

차를 기다리며 그늘에 앉자 솔이도 따라 앉는다.


손꼽놀이를 하듯 가까이 앉아 가만히 솔이 얼굴을 들여다보니 콧등에 눈꼽이 달라붙어 있다.

손톱으로 긁어도 떨어지지 않아 침을 발라 그것을 떼어냈다.

솔이가 까닭없이 활짝 웃는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나는 휴대폰을 꺼내 솔이와 함께 셀카를 찍는다.

솔이가 요리조리 포즈를 취한다.


행복하다.

힘 없고 철없는 것을 돌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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