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187

놀이

by 모래바다

구절초 축제에 갔다.

솔이는 무더기무더기 피어있는 구절초와 해바라기, 코스모스가 신기한 듯 재밌어 했다.


하지만 솔이가 가장 즐거워했던 놀이는 따로 있었다.

솔이는 길바닥에 그려진 구절초 그림을, 징검다리 건너듯, 깡총깡총 뛰면서 즐거워했다.

그것이 솔이의 진정한 축제였다.





밤에 안방의 불을 끄고 화장실 입구 쪽으로만 불을 켜자

안방 벽에 그림자가 생겼다.

솔이와 나는 손가락 그림으로 여러 짐승들을 만들며 재밌게 놀았다.




솔이는 종종 내 귀를 가지고 논다.

안경을 가지고 놀기도 한다.

발을 가지고 놀기도 한다.


솔이는 종종 이런저런 물건들을 갖고 놀기도 하는데

때로는 그 물건의 용도와 전혀 상관 없는 방식으로 갖고 논다.

심지어는 장난감도 그렇다.


예를 들면 인형놀이를 해야 할 장남감으로, 발로 차며 노는 식이다.


'장난감이 없으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장난감이 된다'는 말은 옳다.


시중의 장난감들은 대부분 놀이의 목적이 한가지이다.

부엌놀이면 부엌놀이, 카드놀이면 카드놀이, 전화기 놀이면 전화기 놀이......

그래서 굳이 장난감을 사려면 클레이나 블럭 같은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것들로는 다양한 것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들보다 더 좋은 놀이는 고무줄이나 막대기 같은 것일 수 있다.

그것들은 용도가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은 무한한 응용력을 발휘해 창의적인 놀이를 즐기는 것이다.





temp_1475887378888.487122613.jpeg?type=w2 솔이가 뱀을 목에 감고 천진하게 웃고 있다. 유혹과 간사함은 본래 뱀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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