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215

상처

by 모래바다

얼마 전부터 솔이가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으려 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막 닫히는 순간에 제 엄마가 겨우 엘리베이터에 오른 모습을 지켜본 까닭이다.

그 순간 엘리베이터는 부자연스럽게 큰 소리를 내었고, 솔이는 놀랐다.

어떤 거대한 기계의 굉음 때문에 엄마가 시야에서 사라질 뻔한 경험을 한 것이다.

솔이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겠다고 했다.

잘 울지 않는 솔이가 우는 소리를 내며 한사코 엘리베이터를 거부했다.

나는 솔이의 의견에 따라 계단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촉박한 경우에도 솔이의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갔다.

그만하면 트라우마가 치유되었을 법 하다고 생각되는 순간에도

솔이의 뜻에 따라 계단을 올랐다.


계단을 이용했을 뿐만 아니라 계단을 장난감처럼 만들었다.

색깔이 바뀌는 부분에서 깔깔 웃고

층수가 바뀔 때마다 숫자를 헤아리며 웃었다.

그리고 며칠 전,

내가 업어주는 조건으로 솔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시작했다.

꼭 안은 채 엘리베이터를 타기도 했다.

그러다가 손을 꼭 잡은 채 엘리베이터를 탔다.


흔들리면 안된다며 나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지만

드디어 솔이는 자연스레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었다.


아직도 손을 꼬옥 잡아야 하긴 하지만.


치유는

상처받은 사람의 견해를 먼저 존중해주면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20170515_154514.jpg?type=w2 스승의 날, 미술관에 갔지만 휴관이었다. 바람이 세게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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