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214

할머니

by 모래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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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세 식구가 할머니 산소를 찾았다.

여름같은 봄.


황해도에서 태어나고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이

아옹다옹 누워있는 곳.


솔이는 가장 먼저 둥그런 민들레씨앗에 관심을 보였다.

호 불기도 하고 손끝으로 치기도 하면서.


<우리들의 대화>


엄마 : 아빠가 할머니 산소에 오니까 슬픈가봐.


솔 : 왜?


마 : 음, 솔이도 엄마가 집에 없으면 슬프잖아. 아빠한테도 아빠의 엄마가 있어.

그런데 아빠의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서 슬픈거야.


솔 : 그럼 할머니는 언제 태어나?


엄마 : ......솔이가 할머니 빨리 태어나라고 기도해줘!


솔 : 알았어, 내가 기도할게. (두 손을 모으고) 할머니가 빨리 태어나게 해 주세요.


엄마 : 잘했어. 이제 할머니가 다시 태어날거야.


솔 : 그런데 하늘나라는 어디에 있어? 땅속이 하늘나라야?


솔 : 하늘나라는 나쁜 곳이야?


나 : ......음, 사람이 늙으면 다 하늘나라로 가는거야. 그리고 나중에 다 다시 만난대.


솔 : 음, 그럼 내가 아빠의 엄마가 되어줄까.


엄마 : 어, 그거 좋은 생각이다.


은 : 그래 내가 아빠의 엄마가 되어줄게. 울지 마!


솔 : 그런데 내가 아빠의 엄마가 되려면 많이 먹으면 돼요?


나 : 아니 그렇게 많이 먹지 않아도 돼. 아빠는 솔이 말만 들어도 벌써 아빠의 엄마가 다시 태어난 것 같아.



자식을 키우는 일은 신비이다.

자식으로 인해 내가 잃거나 버려야했던 것들이 아깝지 않다.

성장하는 것을 보는 일의 즐거움, 그 이상.


20170503_153055.jpg?type=w2 할머니 산소에서 기도하는 솔이. 2017.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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