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모처럼 세 식구가 할머니 산소를 찾았다.
여름같은 봄.
황해도에서 태어나고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이
아옹다옹 누워있는 곳.
솔이는 가장 먼저 둥그런 민들레씨앗에 관심을 보였다.
호 불기도 하고 손끝으로 치기도 하면서.
<우리들의 대화>
엄마 : 아빠가 할머니 산소에 오니까 슬픈가봐.
솔 : 왜?
마 : 음, 솔이도 엄마가 집에 없으면 슬프잖아. 아빠한테도 아빠의 엄마가 있어.
그런데 아빠의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서 슬픈거야.
솔 : 그럼 할머니는 언제 태어나?
엄마 : ......솔이가 할머니 빨리 태어나라고 기도해줘!
솔 : 알았어, 내가 기도할게. (두 손을 모으고) 할머니가 빨리 태어나게 해 주세요.
엄마 : 잘했어. 이제 할머니가 다시 태어날거야.
솔 : 그런데 하늘나라는 어디에 있어? 땅속이 하늘나라야?
솔 : 하늘나라는 나쁜 곳이야?
나 : ......음, 사람이 늙으면 다 하늘나라로 가는거야. 그리고 나중에 다 다시 만난대.
솔 : 음, 그럼 내가 아빠의 엄마가 되어줄까.
엄마 : 어, 그거 좋은 생각이다.
은 : 그래 내가 아빠의 엄마가 되어줄게. 울지 마!
솔 : 그런데 내가 아빠의 엄마가 되려면 많이 먹으면 돼요?
나 : 아니 그렇게 많이 먹지 않아도 돼. 아빠는 솔이 말만 들어도 벌써 아빠의 엄마가 다시 태어난 것 같아.
자식을 키우는 일은 신비이다.
자식으로 인해 내가 잃거나 버려야했던 것들이 아깝지 않다.
성장하는 것을 보는 일의 즐거움, 그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