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아마 장성 축령산에 다녀오던 길이었을 것이다.
식구들과 함께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데
저 앞에서 마른번개가 쳤다.
제 엄마와 내가 동시에 '와, 번개다!'라고 말하자
뒤늦게 솔이가 반응을 보인다.
'어디요? 어디요?'
하지만 번개가 그때까지 솔이의 눈에 보일 리가 없다.
그리고 솔이가 잠시 해찰하는 사이 또한번 마른 번개가 쳤다.
우리는 또 '번개다!' 외쳤고 솔이는 '어디요? 어디요?'를 외쳤다.
그 후로도 계속해서 솔이는 '언제 번개가 치냐'고 물었다.
제 엄마가 '응, 번개는 지가 치고 싶을 때는 거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리고 집에 가는 동안 내내 번개는 치지 않았다.
솔이에게 더 이상 번개를 보여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때 떠오른 생각.
인생이 번개와 같다는 흔한 관용구.
너무 짧아서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볼 수 없다는.
번개는 정말 짧은 순간 허공을 지나가는 표창같은 것이었다.
찰나(刹那)
자, 솔아,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난 여름, 솔이와 함께 남녘 끝 고흥땅의 이름없는 해수욕장에 갔었다.
(사진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