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늘 하던대로
유치원에 다녀온 솔이에게 물었다.
"솔이, 오늘 점심밥은 많이 먹었어?"
그러자 솔이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리고 처음으로 선생님을 타박한다.
"오늘 점심 때 배가 아파서 밥을 안 먹었는데,
선생님이 밥 먹기 싫어서 그런다고 했어. 선생님 나빠."
솔이에게 마음껏 동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선생님을 나무랄 수도 없고.
나는 고민 끝에 이야기했다.
"으응, 솔아, 선생님은 솔이의 뱃속이 보이지 않아서 솔이 배가 아픈지 잘 몰랐나봐.
아빠가 내일 선생님한테 이야기해줄게."
누군가로부터 거의 처음으로 의심을 받은 솔이.
의심을 받았더라도 그것을 의식하지 못했거나,
언어화하지 못했던 솔이가 꽤나 억울했나 보다.
어쩔 것인가.
속임수와 의심과 이간질과 불신이 가득찬 이 세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