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이번 여행을 다니면서 아쉬웠던 점 중에 하나는
가는 곳마다 일행들 중 일부가 우월감과 오만함을 드러내며 현지 사람들에 대한 존중심을 잃었다는 것이다.
식당에 가서도 손님으로서의 거드름만을 생각했을 뿐,
음식을 만들고 제공하는 이의 즐거움을 존중해 주지 않았다.
경제 후진국이기 때문에 당연히 뒤따를 수밖에 없는 더러움과 불편함,
때로는 그 나라의 독특한 국민성이나 문화차이에 대해서마저도 인정하지 않고 훈계하려 들었다.
예전에 서양이 우리에게 그랬듯,
단지 경제적으로 뒤떨어졌다는 이유 때문에
그 나라들에 대해 권력을 휘두르는 심리적 제국주의자나 되어있는 것은 아닌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여행에 대한 특별한 정의를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나는 여행, 특히 외국여행의 의미를 인간 삶의 확인에 두고 있다.
그것은 인류 전체가 삶의 공평성이나 인간의 동등성을 누릴 권리가 있으며,
그것이 인종이나 문화의 차이, 경제력, 국력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절대 명제에 대한 확인을 의미한다.
어느 곳을 여행하든, 그곳에도 인간이 살고 있으며
그들도 보편 인간이 가져야 할 존엄함과 아름다움을 갖는다는 것을 여행을 통해 인정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편향되거나 왜곡된 폐쇄성이 남아 있다면
그것의 일치를 위해 우리의 지식과 의지가 그 평등성을 향해 전진해 나가도록 장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때로 가난한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이 인간 보편의 존엄성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 해결의 출발점을 삼는 것이 바로 여행의 한 좌표하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늘 여행을 그리워하면서도 쉽게 떠나지 못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외국 여행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떨쳐 버릴 수 있었다.
함께 여행했던 이들에게 감사한다.
여행을 다녀온 지 두 달이 지나서야
그나마 이 투박하고 거친 기행문이나마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나에 대한 약속 때문이었다.
크고 멋진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나는 수많은 것들을 버렸다.
별 것 아닌 여행,
별 볼 일 없는 기행문이나마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버리는 것보다 차라리 낫다는 것을
꽤 나이가 들어서야 깨닫게 되었다.
잘은 모르지만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로, 캄보디아에서 태국으로
버스와 보트를 이용하는 이 여행 코스는 비용과 시간등을 고려했을 때 괜찮은 코스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