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은 무료

연지동 일기49

by 모래바다

매일 아침, 단톡방에 노래를 하나씩 올려주는 이가 있다. 퇴직 전 함께 근무하던 동료다. 노래 뿐만 아니라 노래의 배경이나 의미, 가수, 장르, 가사, 감상 등 폭넓은 설명을 곁들인다. 그는 폐암 말기 상태에서 기적적으로 회생했다. 그는 이렇게 노래를 올리는 일이 암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덕분에 잊고 있던 추억의 팝송이나 샹송, 칸소네, 가요 등을 들으며 추억에 젖곤 한다. 젊은 시절 즐겨 들었던 노래, 하지만 이제는 따로 찾아서 듣기 쉽지 않은 노래를 매일 아침 들으면서, 노후의 한 자락을 보내는 것이 참 감사하다.


지난 주엔 다음과 같은 글과 노래를 올렸다.




'무료'라는 뜻의 'No Charge'는 미국의 컨트리 음악 가수 멜바 조이스 몽고메리(Melba Joyce Montgomery)가 작사, 작곡, 노래까지 하였으며, 1974년 컨트리 차트 1위에 올랐다.


가사의 내용은 이랬다.


아이가 종이를 내민다. 저녁 준비를 하던 엄마는 손을 앞치마에 닦고 종이를 받아 읽었다.


- 잔디 깎은 대가... 5달러.

- 이번 주 침대 정리... 1달러.

- 가게 심부름... 50센트.

- 엄마가 가게에 간 동안, 동생 돌봐준 값... 25센트.

- 쓰레기 버린 일... 1달러.

- 좋은 성적표 받아온 값... 5달러.

- 마당 쓴 값... 2달러.

총 청구액... 14.75달러.


잔뜩 기대하고 서 있는 아이를 보며, 엄마의 마음 속에선 수만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엄마는 한참을 생각하고는 종이 뒷면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 9달 동안 내 뱃속에서 키운 값... 무료.

- 아플 때 잠 못 자고, 기도하고 간호해준 값... 무료.

- 너를 위해 수 년간 투자하고 눈물 흘렸던 일들...무료.

- 네 장래를 위한 염려들...무료.

- 네게 준 충고와 지식들, 네 학교 교육비도...무료.

- 장난감, 음식, 옷들, 네 콧물 닦아준 일도... 무료.

"내 아들아... 나의 모든 사랑의 값은 무료란다"


글을 다 읽은 아이의 커다란 눈에 닭똥 같은 눈물이 글썽글썽 맺혔다.

그리고는 엄마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엄마, 정말 사랑해"


그리고 나서 펜을 들더니 아주 큰 글씨로 이렇게 썼다.

"완불"


모든 걸 다 더해도, 참사랑의 값은 거저 주는 것이란다...



어디선가 많이 봤음직한 글이었는데...글을 읽다가 울컥했다.

우리의 사랑이... 너무 변색됐구나...자책하면서.




#사랑#부모#자식#참사랑#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