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비뚤어져 보인다면

연지동 일기51

by 모래바다

운전을 시작한 지 31년이 되었다.

늘 주차하는 것이 힘들었다.

처음엔 백미러만 보고 주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몸을 뒤로 돌리고, 팔을 의자에 걸친 후, 뒷창문을 보며 주차했다.

여자들이 그러한 자세를 멋있어 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왼손바닥으로 핸들을 빙글빙글 돌리는 모습은 덤이었을 것이다.


언젠가부터 뒷창문이 작아졌다.

시야가 좁아졌고 몸을 뒤로 돌리는 일도 여의치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백미러를 보며 주차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하지만 주차하고 나면 꼭 옆 창문의 아래 선이 문제였다.

반듯하게 한 것 같은데도 옆 창문의 아래선을 보면 비뚤어져 보였다.

다시 해도 마찬가지였다.


오랜 세월이 지나 이제 나는 백미러를 이용해 주차를 한다.

백미러로 볼 때, 차와 주차선이 적당한 간격으로 평행을 이루면 성공이다.

이 단순한 걸 몰라 긴 세월 주차에 많은 신경을 쏟았다.

옆 창문의 아래선이 바로 옆 주차선과 비뚜러지게 보여도 개의치 않는다.

그것은 내 눈과 옆 주차선의 각도이기 때문에 비뚤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냥 백미러에서 보이는 내 주차선을 기준으로 삼으니 모든 것이 편안해졌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내 눈과 옆 창문 아래선을 기준으로 삼았다가 20년 이상 주차에 애를 먹었다.

세상이 비뚤어져 보일 때는 기준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준#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