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도 없이 열정을 쏟아부었다.
집에서의 수업은 계속 이어졌다.
당시엔 보기 힘든 디자인 케이크라, 신기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무렵, 둘째가 찾아왔다.
첫째와는 한 살 터울이었다.
아이가 잠든 새벽, 나는 조용히 케이크 사진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반응이 궁금해 계속 새로고침을 눌렀다.
댓글이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이거 구매할 수 있나요?”
“주문도 받으세요?”
그때는 누군가 집에서 수제청을 팔다 경찰서에 다녀왔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주문까지 받으면 손이 더 빨라질 텐데.
위생 허가도 필요했고, 주방 설비도 새로 갖춰야 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일이라 선뜻 결정할 수 없었다.
외벌이로는 빠듯한 형편에,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만 자꾸 앞섰다.
고민은 점점 깊어졌다.
막달이 다가오고 있었다.
배는 점점 불러왔고, 남편은 갈수록 바빠졌다.
결국,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참에 그냥 같이 살까? 어차피 자주 보는데.”
합가 후 가게를 열었다.
수업은 순조롭게 이어졌고, 주문서도 하나둘 쌓여갔다.
처음엔 마냥 든든했다.
아이를 봐줄 사람이 있다는 게,
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생겼다는 게.
몇 달쯤 지나자,
작은 균열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애가 콧물이 나는데도 가게에 나가야겠니?”
“너 계속 그런 식으로 하면, 애 안 봐줄 거야.”
내가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애가 아플 때도, 잠시 쉬어야 할 때도 점점 눈치를 보게 됐다.
그럼에도 나는 남들보다 조금 빠르니 이 정도쯤은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였다.
지금의 나는 안다.
그때 가장 무거웠던 건, 만삭의 몸이 아니라 고단한 마음이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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