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바로 이 점이, 광고 속의 그 많은 매력적인 인물들의 시선이 비어 있고 초점이 맞지 않은 듯이 보이는 이유의 설명이 된다.
선망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자신감의 고독한 형태이다. 그것은 정확히 말해, 당신을 부러워하는 사람들과 당신의 경험을 나눠 갖지 않음으로써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남들은 당신을 관심을 갖고 보지만 당신은 그들을 관심을 갖고 보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그렇다면 선망을 덜 받게 될 것이다. 이런 견지에서 본다면 선망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관료(官僚)와 다를 바 없다. 관료들이 비인격적이면 비인격적일수록 그들이 가진 권력의 환영은 (그들 자신에게나 또는 다른 이들에게) 더욱 커 보일 테니까. 관료들의 권력이 바로 그들이 지니고 있다고 생각되는 권위 속에 있듯이, 매력적인 인물들의 힘은 그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행복 속에 있다. 바로 이 점이, 광고 속의 그 많은 매력적인 인물들의 시선이 비어 있고 초점이 맞지 않은 듯이 보이는 이유의 설명이 된다. 이들은 그들을 매력의 대상으로 만들어 주는 다른 사람들의 선망의 시선을 무관심하게 관망하는 것이다.
존 버거, 같은 책, 154면
누드(nude)로서 보여진다는 것은 자신의 피부 표현과 몸에 난 털들이 하나의 가장(假裝)이 되고, 그런 상황에서 절대로 떨쳐낼 수 없는 무엇이 된다는 것이다. 누드는 절대로 벌거벗은 몸이 될 수 없는 운명이다. 누드는 복장의 한 형식이다.
존 버거, 같은 책, 6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