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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화 Aug 31. 2022

to see LIFE

〈라이프 사진전 : 더 클래식 컬렉션〉(2022)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is the purpose of life.


영화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2013)

 


라이프지에 관한 첫 기억은 벤 스틸러 감독 및 주연의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2013)에 있다. 폐간을 앞둔 라이프지에서 근무하는 주인공이 마지막 발간지에 실릴 표지를 찾느라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다. 아름다운 공상부터 차마 입밖에 내기 부끄러운 망상까지 하는 벤 스틸러의 모습이 나랑 너무 비슷해서 좋아한다. 영화 속 라이프지의 모토는 삶이란 무엇인가를 집약적으로 드러낸다. 실제 라이프 잡지사의 모토는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처음 이 영화를 본 이후 내 일기장이나 벽에 꼭 붙여두는 문구가 되었다.




삶이란 보는 것: 라이프지를 통해 세상에 나온 수많은 사진들은 잡지의 이름대로 역사적이거나 개인적인 (대개 둘 다인) 삶을 조명한다. 그 사진들 중 일부는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천문학자, 가수, 대를 이어 사진관을 운영하는 사진사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이 설명해준다. 'all walks of life'라는 표현이 참으로 잘 어울리는데, 목소리만으로 그들이 걸어온 길, 그들이 걸어온 삶을 상상하면서 사진으로 기록된 다른 이의 삶을 감상하는 일은 흥미롭다.


'to see LIFE®', 즉 '삶을 보기' 또는 '라이프지를 보기'로 정의될 수 있는 라이프 사진전은 보는 행위 그 자체를 조명한 사진에서부터 시작한다.



J.R. Eyerman(1952) 1), 2), 3)

1) Audience members sport 3-D glasses during the first screening of “Bwana Devil,” the first full-length, color 3-D movie, November 26, 1952, at the Paramount Theater in Hollywood. (Photo by J.R. Eyerman/Life Pictures/Shutterstock)

2) Astronomer Edwin Powell Hubble looking through the eyepiece of the 100-inch telescope at the Mount Wilson Observatory. Mount Wilson, California, United States, 1937 (Photo by Margaret Bourke-White)

3) The Photojournalist (Dennis Stock), 1955 (Photo by Andreas Feininger)


가장 왼쪽 사진은 세계 최초의 3D 영화를 보느라 3D 안경을 쓰고 있는 청중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가운데 지름 2.5m짜리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하고 있는 허블(우주는 팽창한다는 허블의 법칙을 발견한 그 허블)의 사진이다. 오른쪽 사진의 피사체는 Dennis Stock이라는 사진작가인데, 이 사진을 기점으로 전시는 대상을 바라보고 있는 주체로서의 피사체에서 타자화되어 보여지고 있는 객체로서의 피사체로 전환된다.




Group of torpedomen relaxing beneath rows of deadly torpedoes in torpedo shop, one man actually sitting on torpedo resting on gurney, during WWII. (Photo by Horace Bristol/The LIFE Picture Collection © Meredith Corporation)


우선 나는 사진을 잘 모른다. 그러니 사진에 대한 감상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아무튼 이 사진은 흑백 사진답게 많은 요소들이 대비를 이루고 있다. 무기와 사람, 전쟁과 미소, 통제와 자유로움, 고됨과 휴식과 같이 내용적 측면이 대비를 이루고 흑과 백이라는 형식적 측면이 대비를 이룬다. 사람보다 훨씬 큰 높이로 가지런히 정돈되어있는 무기고에서 담소를 나누며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는 군인들의 사진은 폭력이 극한에 치닫는 전쟁 장면만을 보여주지만 오히려 가장 멀리 있는, 그러나 가장 가까이 저들의 마음속에 묻힌 평화를 떠올리게 한다.




사진은 다른 어떤 종류의 매체보다도 시점이 강조되는 것 같다. 작가의 시선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 닿을 때, 그리고 그 대상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내면의 어떤 감각을 자극해서 공감을 이끌어낼 때 그 사진은 비로소 의미를 지니게 된다. 사진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하다못해 한쪽 귀퉁이에라도 마음을 붙이게 한다. 특별한 사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그 눈길이다.




Bobby Fischer in New York City, 1962 (Carl Mydans The LIFE Picture Collection/Shutterstock)




At the Time of the Louisville Flood, 1937 (Photo by Margaret Bourke-White)




Photo by Loomis Dean/The LIFE Picture Collection © Meredith Corporation





사진 출처

(게시글에 소개된 순서대로)

LIFE at the Movies: When 3-D Was New https://www.life.com/arts-entertainment/3-d-movies-revisiting-a-classic-life-photo-of-a-rapt-film-audience/

90 years ago today (Dec. 30, 1924) Edwin Hubble announced the existence of other galaxies. https://www.pinterest.co.kr/pin/318066792424669258/

The Photojournalist (Dennis Stock), 1955 https://www.artsy.net/artwork/andreas-feininger-the-photojournalist-dennis-stock-1

The Photography of Horace Bristol https://www.life.com/photographer/horace-bristol/

Bobby Fischer: Mind Games https://www.life.com/history/bobby-fischer-mind-games/

The Louisville Flood of ’37 https://www.life.com/history/the-flood-that-devastated-louisville/

Christian Dior’s Conquering Eye https://www.life.com/people/christian-diors-conquering-eye/





〈라이프 사진전 : 더 클래식 컬렉션〉뮤지엄 209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useum209/


〈라이프 사진전 : 더 클래식 컬렉션〉오디오 가이드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9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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