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주: 더 비기닝

소주에서 브랜딩의 답을 찾다

by LEAN

서점에서 눈에 띄는 표지를 발견했다.

까맣고 날렵한 외형, 푸른 패턴.

<원소주: 더 비기닝 - 원하는 것을 원 없이 즐기는 사람들의 한계 없는 도전>

원소주 브랜딩의 중심에 있던 김희준 COO의 저서라고 해서, 트렌드에 뒤처진 사람으로서, 새로운 센스와 아이디어를 얻고자 읽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이 원소주 책을 보고 하는 이야기는,

‘박재범이 있는데 원소주 브랜딩을 할 게 있느냐’

사실 나도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소주 한 병을 만들기 위해 제작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며 상당히 고생한 사람들의 흔적을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상품에 대한 저자의 애정의 크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이론에 치중하기보다 브랜드가 빌드업되는 과정을 세세하게 기록했다. 원소주가 했던 판단과 행보를 통해 '나도 브랜드를 만들 수 있겠다', '이런 부분은 이렇게 적용하면 되겠다', '마케팅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등 무한한 영감을 얻길 바란다.

- <원소주: 더 비기닝> 10-11p, 미래의 창

‘한국에서 술은 안 된다’는 만류에도 도전하고,

주류 허가를 받기 위해 일 년간 고생하고,

옹기 숙성을 모토로 하다가 재고 부족 현상을 겪기도 하고,

원소주의 BI(Brand Identity)를 만들기 위해 디자인 시안 빌드업과 라벨지 천 소재까지 공들이는 모습.

어떤 상품을 내 손으로 만들고 세상에 내놓고 사람들의 칭찬과 혹평을 받을 때까지

'내 새끼'에 대한 애정이 싹트고 추억이 쌓여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겪어보진 않았지만, 다른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한다.

가구를 만드는 디자이너도, 직접 개발한 제품을 파는 스타트업 대표들도.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나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도

자신의 손으로 만든 무언가가 세상에 나오는 기쁨을 누리는데, 제품의 수명주기에 전부 관여하게 된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최근에 기사를 보면, 원소주 인기가 한물갔다느니,

GS 가판대에 저렴하게 나온다느니 하고

댓글을 보면 가성비가 떨어지고 술맛이 밍밍하다고 평하기도 한다.


과거에도 논란과 이슈의 중심에 있었고, 앞으로도 시끄러울 일은 많이 남은 것 같다.

그래도 패기와 힙한 브랜드 이미지만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이제는 원소주를 시작했던 이유이자 목표였던 마지막 미션 하나만이 남았다. 바로 '글로벌화'다.
- <원소주: 더 비기닝> 219p, 미래의 창


원소주 측은 다른 양주들처럼 우리나라 소주가 유명 바(bar)나 클럽에서 찾을 수 있는

고급스럽고 유명한 술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외국인들의 술 문화를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에도 이런 시스템을 적용한 곳들이 있긴 한데, 고도수의 술을 보틀(bottle)로 사서 한두 잔씩 마시고 남은 술은 킵(keep)해두고 이용한다. 바에 가면 벽면에 이름표가 붙은 술병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본 적 있을 것이다.
- <원소주: 더 비기닝> 220p, 미래의 창


전통적인 이미지가 힙하다고 여겨지는 트렌드에 맞게

나전칠기에서 반짝이는 폰트 아이디어를 따오기도 하고,

라벨에 태극기 디자인을 넣으려고 하거나,

하늘색이나 초록색을 벗어나 검은색으로 디자인하는 등

디자인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네이밍과 슬로건도 틀에 박히지 않도록 고민을 많이 한 결과였다.

자세한 작업을 거쳤기에 이후에 굿즈 제작이나 콘텐츠 생산, 포스터 광고 등에 브랜드 이미지를 계속해서 적용하고 확산하면서 자신감을 가졌던 것 같다.


가운데에 위치한 W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지 않는가? 그리고 그 안에 지도에서 좌표를 표시하는 심볼같은 거대한 물방울 한 방울이 떨어지는 것 같은, 파동을 일으키며 퍼져나가는 듯한 그림이 보인다. (중략)

동그라미를 둘러싼 네모는 태극기에 쓰인 사괘 배치를 차용해 태극 마크와 월드와이드 마크, 화폐 기호 ₩, 숫자 1을 넣어 원소주를 중심으로 만물의 이치가 조화롭게 돌아가는 것을 표현했다.
- <원소주: 더 비기닝> 26-27p, 미래의 창


이미지 출처: 원소주 웹사이트

원소주 웹사이트: WONSOJU


브랜딩의 세계는 흥미로운 소식이 많지만,

B2C가 아닌 B2B의 브랜딩은 아직 정확히 인지하지 못해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간간히 찾아봐야겠다.


30대는 오늘도 이렇게 책으로 요즘 감수성을 배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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