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감과 역차별 사이
과거 NASA와도 일한 어떤 프로그래머는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는 이유를 찾다가 기계 사이 끼어있는 나방을 발견했고 ‘버그’ 개념을 착안했다.
이 프로그래머는 여성이었고 이름은 그레이스 호퍼. 영화 ‘히든피겨스’의 실존인물이었다.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IT 분야는 아직도 남성 위주라는 인식이 있는데, 실제 국내 IT 기업들의 여성 비중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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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내 주요 IT 기업 여성 개발자 비율도 20%를 상회한다.
삼성SDS, LG CNS, SK㈜ C&C, 포스코ICT, 현대오토에버 등 IT서비스 기업은 각각 23.9%, 25%, 25%, 21.5%, 22.6%를 기록했다. 네이버(19.3%), 카카오(20.7%), NHN(22%) 등 인터넷 기업도 20%를 넘었다.
[ET뷰]IT 여성 임원 꾸준히 증가세 전자신문 | 김지선, 권혜미, 송혜영, 성현희 | 03-08 (수) 지면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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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가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업과 마케팅 쪽에는 여성 임직원이 많다고 느끼고 있지만, 개발 쪽은 있어본 적이 없다. 친구에게 듣기로는 부서에 따라 여자분이 단 한 명만 있는 곳도 있다고 하니, ‘찐 공대’ 이미지와 비슷한 곳도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여성 리더는 어떨까?
여성 리더도 예전보단 증가 추세다.
외국계 IT기업은 한국 지사장이 여성인 경우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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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최수연 대표를 비롯해 채선주 대외/ESG정책대표, 이윤숙 포레스트 CIC 대표 등 여성 임원이 요직을 맡고 있다. 카카오도 여성 임원 비율이 28.6%로 글로벌 IT 기업과 견주어도 낮지 않은 수준이다. 팀장급 이상 고위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31%(2021년)로 2020년(22.4%)에 비해 9% 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진출한 글로벌 IT 기업 지사장을 여성이 맡는 사례도 늘었다.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와 신은영 SAP코리아 대표, 박혜경 유아이패스코리아 대표 등 주요 글로벌 IT 기업 한국 지사를 여성 인재가 이끈다.
[ET뷰] IT 여성 임원 꾸준히 증가세 전자신문 | 김지선, 권혜미, 송혜영, 성현희 | 03-08 (수) 지면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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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의 경우 다양성을 가치로 내걸고 여러 정책과 활동도 진행한다. 최근 몇 년 간은 역차별 이슈도 안 생길 수 없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뉴스가 터지며 여직원과 소문날까 봐 조심한다는 남자들도 있다. 그밖의 잡음도 상당하다.
사내 여성의 날 워크숍에서 직장에서 ‘소외감‘을 느낀 적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백오피스에 있을 때, 계약직으로 일할 때 문득 소외감인지 모를 느낌을 받은 적은 있었다. 하지만 여성으로서는?
회식 술자리에서 나만 홀로 남겨두고 다들 담배 피우러 나갈 때는 어떤가. 혼자 다들 무슨 비밀스러운 얘기를 하는지 궁금해하면서 기다린다. 예전엔 담배 피우며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도 있었으니. 게다가 여자도 흡연하는 사람이 있으니 남녀의 문제는 아니었다.
또 예전에는 임신하고 몸이 무거워지면서 회사에서 워크숍 간다고 할 때 혼자 못 갈 것 같다고 하기도 했다. 신체의 변화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공통 이야기 주제에 못 끼거나, 나만 빼고 비슷한 배경의 사람들 틈에 껴있어도 애매한 입장이 될 때가 많다.
내가 느끼는 소외감이 조직이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아서 생긴 일인가? 아닌가?
어렵지만 마음속에 가치 기준을 세워서 감정과 상황을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