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 이야기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주얼리 브랜드의 제품을 자세히 보면 돌, 나무, 곤충 등 다양한 자연의 오브제에서 영감을 받아서 디자인된 제품이 많다. 금속이라는 단어는 차가운 성질을 느끼게 하지만, 금속 제품까지 차가울 필요는 없다. 자연에서 따온 부드러운 촉감과 일렁이는 곡선이 더해지면 더욱 생명력 있는 제품이 된다. 디자이너들은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을 자연에서 자주 가져온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 얼음의 결정, 조약돌이나 바닷물 등 아이디어의 샘은 어디에나 있다.
프랑스의 하이 주얼리 브랜드 부쉐론(BOCHERON) 대표는 컬렉션을 준비하기 전에 해외로 떠나기도 한다. 창의적인 스타일의 영감을 자연에서 자주 찾는다. 예를 들어, 얼음의 형상을 본뜬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아이슬란드로 날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헬기를 타고 내셔널 지오그래피에 등장할 듯한 춥고 험난한 얼음 동굴을 방문한다. 빙하가 땅을 지배하고 사람의 발길은 거의 닿지 않은 곳들. 이러한 태초의 공간에서 자연과 닮은 하이 주얼리의 디자인이 탄생한다.
아이슬란드 얼음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부서질 듯한 얼음 벽들이 감싸고 있다. 그 안에는 푸른빛이 그라데이션으로 펼쳐진다. 반투명한 바닥은 한 걸음 내딛으면 금방 금이 가서 깨질 것만 같다. 얼음 결정은 사방으로 튈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응집되어 있다. 천장에 달린 가냘픈 고드름은 위태롭게 빛난다. 어떤 얼음 결정은 수천 년 간 유지되어 왔지만, 어떤 결정은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연약하다.
이러한 얼음 속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보석과 같은 영감을 발견한다. 그리고 머릿속의 상상을 현실화한다. 주얼리를 지탱할 가느다란 줄은 NASA의 신소재에서 가져오고, 반짝이는 크리스털 결정은 작은 다이아몬드 피스로 구성한다. 그래서 얼음 결정이 깨지고 작은 결정이 온 우주에 빛나는 느낌을 가진 주얼리를 탄생시킨다. 다이아라는 무거운 소재로도 가장 가볍고 날아갈듯한 제품을 만들어낸다.
가장 자연적인 것에서 아주 인간적인 하이 주얼리도 생겨난다. 그래서인지 주얼리 아티스트들은 자꾸만 자연을 찾아 헤맨다. 카멜레온이나 꿀벌, 새 등을 아름답게 표현한 컬러 주얼리들이 지속적으로 소개된다. 아프리카로 떠난 화가의 작품을 보고 강렬한 원시성을 느끼는 것처럼, 자연을 모티프로 한 주얼리는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본주의적이고 화려해 보이는 주얼리 산업에서도 태초의 깨끗한 자연이 염원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최근에 사회적으로 자연으로 돌아가고 평온한 삶을 살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소비를 할 때도 자연이라는 키워드를 의식하고 있다. 자연에서 모티프를 따온 제품이나 친환경적인 제품이 인기다. 반대로 화려한 소비나 투자에 대한 열기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연을 닮은 주얼리는 사람들의 두 가지 상반된 욕망을 함께 담고 있다. 다이아로 찬란하게 빛나는 작은 소나무, 나비, 풀잎 등의 제품들이 광채를 빛내며 사람들을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