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주얼리의 세계
주얼러에게 1mm는 세상을 바꿀 정도의 크기다. 주얼리 장인들은 확대경을 숨죽이고 들여다본다. 주얼리 표면에 거칠거나 매끈한 느낌이 잘 살아났는가? 도구를 활용해 잘 쓰다듬어 준다. 가장자리도 튀어나온 부분이 없어야 한다. 뒷면까지도 완벽한 주얼리를 만들기 위해 구석구석 살펴본다. 마치 현미경으로 미세한 세계를 다루는 것과 같다. 장인은 주얼리를 작은 생명체처럼 조심스럽게 다룬다.
금속이라는 재료는 천차만별 다양하고, 어떤 금속은 매우 다루기 어려워서 수년간의 고도의 훈련을 필요로 한다. 까다로운 재료를 골랐다면 도구도 섬세해야 한다. 얇은 톱과 망치 등을 날카롭게 벼려 놓아야 하는 것은 필수다. 라이트와 안경과 확대경 등 시력을 보충할 수 있는 도구도 준비한다.
아주 작은 반지에 각인을 새기거나, 일정한 패턴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조금의 오차도 없어야 하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도 내려놓는다. 대신 세상에 금속과 단 둘만 존재하는 것처럼 고요하게 다뤄준다. 탁월한 기술자들은 금속으로 얇은 가시나 실 모양을 만들어내는 작업까지 이뤄낸다. 예술작품처럼 희귀한 하이 주얼리는 세상에 없던 디자인을 내보이기도 한다. 작고 수많은 다이아를 다른 재료의 홈에 끼울 때도 있다. 보석에다 속성이 상이한 페브릭이나 라탄과 같은 소재를 부착해야 할 수도 있다. 주얼리는 세공사의 손에서 재창조된다.
맨손으로 작업하는 주얼리 장인의 손에는 하얀 가루가 묻기도 한다. 손의 군데군데 굳은 살도 박혀있다. 십 년 넘게 금속을 다뤄온 장인이라도 손에 익은 일이라고 집중력을 놓칠 수 없다.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피스를 제작하느라 수 천 번 주얼리를 쓸어내야 할 수도 있다. 반복적이고 지루해 보이지만 작품의 완성을 위해 나아가는 중요한 과정이다. 때로 수 천만 원의 다이아 원석을 다뤄야 할 때도 있다.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불안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 장인의 모든 손길이 보석의 운명과 연관된다. 미동 없는 마음과 예리한 손으로 작은 보석을 수술대에 올린다.
운이 좋아 엄청난 크기의 원석을 만난다면 주얼리 디자이너도, 세공사도 흥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큰 원석은 어떤 방식으로 제작될지 오랜 시간 연구를 거친다. 신이 난 주얼리 디자이너는 귀걸이, 목걸이, 브로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 보석을 연구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주얼리 디자이너와 기술자의 끊임없는 교류가 필요하다.
오직 장인 정신만 가지고 일한다면 좋겠지만, 장인도 기업가나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피해 갈 수 없다. 재료를 다루는 것은 기술자나 연구원의 전문 영역이고 비전문가에게 가능성과 불가능성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인은 주얼리에 대해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을 알려주고 다른 이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기도 한다. 세상에 없는 작품을 만들려는 디자이너와 꿈을 현실화하는 제작자 간에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