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 IV
2023년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Bvlgari)는 젠데이아와 앤 해서웨이라는 아이코닉한 할리우드 배우들을 모델로 시선을 사로잡는 광고를 선보였다. 핫하게 떠오르는 배우 젠데이아와 오랫동안 연기력을 인정받은 앤 해서웨이의 조합은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생동감 있고 열정적인 불가리의 정신을 잘 대변해 주는 영상이었다.
많은 주얼리 브랜드와 달리 불가리의 창립자는 그리스 출신이었다. 1884년, 그리스에서 넘어온 소티리오 불가리(Soltirio Bulgari)는 여러 해 동안 노상에서 장사를 한 끝에 드디어 로마에 첫 스토어를 오픈하게 되었다. 이후 창립자의 두 아들은 가족 비즈니스에 참여하여 불가리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키워냈다. 당시에는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부쉐론 등 프랑스풍 디자인이 높은 평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불가리는 그리스 로마 르네상스 시대의 클래식한 아트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으로 차별화했다. 대담한 컬러, 자유로운 패턴, 볼드한 디자인으로 불가리 제품은 인기가 치솟았다. 고대 로마식 표기법으로 불가리 스펠링에 U 대신 V를 넣은 것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표현이었다.
불가리는 도전적인 시도로도 주목을 받았다. 보석에 금속 테두리를 둘러 보석 알을 돋보이게 하거나, 극소수 장인만 가능한 투보가스 기법을 활용하고, 모듈식 주얼리를 선보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게다가 주얼리와 워치에 스틸, 포슬린(도자기), 실크, 나무 등 상이한 재료를 결합하기도 했다.
여인의 흩날리는 드레스 자락을 연상시키는 디바스 드림(Divas Dream)은 우아한 곡선과 컬러로 잘 알려져 있다. 디바스 드림 목걸이나 이어링은 다채로운 컬러의 주얼리로 출시되었다. 수많은 연예인이 드라마에 착용하고 나오기도 했다. 불가리하면 떠오르는 다른 제품 라인은 비제로원이다. 비제로원은 이탈리아 로마의 거대 건축물 콜로세움을 모티프로 한 디자인이다. 불가리는 이탈리아의 우아함과 고대 그리스의 고전미를 결합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다른 유명한 라인 ‘불가리 불가리’ 역시 이탈리아 로마의 고대 동전에서 이미지를 가져온 디자인이다.
까르띠에에 표범이 있다면 불가리에는 뱀의 형상이 있다. 세르펜티(Serpenti)는 고대 이집트 클레오파트라가 착용한 뱀 형상의 보석을 모티프로 디자인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뱀의 유려한 곡선과 관능미를 떠올리게 하는 목걸이가 인상적이며, 이태리 배우 소피아 로렌이 착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세르펜티 목걸이는 가슴 쪽으로 떨어지는 라인에서 우아한 섹시함을 보여주어 많은 셀러브리티의 사랑을 받았다.
오늘날에도 불가리가 중시하는 제1의 원칙은 절대 경쟁하지 않고 남을 따라 하지 않는 것이다. 억지로 프랑스 디자인을 따라 하지 않고 거침없이 고대 로마와 그리스의 정신을 이어나간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불가리의 제품이 인상 깊게 자리한 데는 장엄한 콜로세움이나 고전적인 조각품을 떠올리게 하는 유서 깊은 아름다움 때문이었다. 시간을 초월한 신비로움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대담함으로 오늘날에도 창의적인 브랜드로 각인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