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100명이면 좋겠어

아이의 말속에 숨은 마음 하나

by 자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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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아이가 말했다.

"엄마, 엄마가 100명이었으면 좋겠어."


"100명? 왜?"

나의 물음에 아이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나도 안아주고, 동생도 안아주고,

설거지도 하고, 요리도 하고, 한꺼번에 다 할 수 있게!"


'그래~ 나도 내가 100명이면 좋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곧바로 마음이 살짝 아렸다.


아이의 마음이 사랑스럽게 느껴진 건,

그 안에 '엄마를 향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깊이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말하지 못한 '서운함'도 함께 들어 있었다.


내가 동생을 돌보고 있을 때,

설거지를 하느라 아이의 말을 잘 듣지 못할 때,

잠깐 일을 처리하느라 아이가 혼자 놀 때,

그때마다 아이는 엄마의 빈자리를 하나씩 세고 있었던 것이다.






둘째가 태어난 후,

내 시선은 두 개로 나뉘었다.

한쪽 눈은 둘째를 따라가고, 한쪽 눈은 첫째를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엄마는 카메라가 아니기에 두 대의 초점을 동시에 맞출 수는 없다.

어느 순간 한쪽의 눈이 조금 흐려진다.


아이는 이런 나를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면서도, 쭉 나를 바라본다.

언제 엄마가 나를 안아줄까.

언제 나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넬까.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도

아이 마음엔 여전히 '조금 더'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엄마가 100명이면 좋겠어"라는 말은

'엄마가 여러 명이면, 한 사람은 나만 안아줄 수 있을 테니까.'라는

아이의 마음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마음속으로 또 한 번 다짐했다.


첫째를 안을 땐, 다른 건 다 내려놓고 아이만 바라보자.

이 순간만큼은 온전히 네 편이라는 걸 느낄 수 있게.

첫째가 이제 '형'이 되었지만, 여전히 나의 '아기'라는 걸 잊지 말자.


어쩌면 아이는 엄마의 시선을 나누지 않고,

온전히 자기만 바라봐주기를 바랐던 걸지도 모른다.


아이를 안을 때면 나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지금 이 순간은, 오직 너만.'


사랑은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것이라는 걸

아이의 말 한마디가 다시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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