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인, 라스트 아웃

신용원 코치의 강점 리더십 경영 <02> 리더의 34가지 강점 - 책임


지난 3월, 산천과 마음속이 시커멓게 불길에 타 들어 가던 어느 날이었다.


‘퍼스트-인, 라스트-아웃(First In, Last Out)’


소방관인 남편의 좌우명이라며 걱정하는 어떤 아내의 글을 보게 되었다. 다른 지역에 있지만 곧 투입될 것 같다며 걱정이 가득했다. ‘불이 나면 제일 먼저 현장에 들어가고(퍼스트 인), 마지막으로 나오겠다(라스트 아웃)’는 이름도 모르는 소방관의 비장한 좌우명 덕분에, 타 들어가던 내 마음의 불길은 잡혔다. 며칠 뒤, 불은 의로운 이들과 수 십 명의 안타까운 목숨을 삼키고 사그라졌다. 무책임이 부른 재앙은 목숨을 건 책임 있는 이들의 연대를 넘지 못했다.


클리프턴 강점진단(Clifton Strengths Assessment)은 나를 성공으로 이끄는 34가지 강점을 측정하는 도구로, 내가 갖고 있는 고유한 강점들이 강한 순서대로 나온다. 이 중 책임(Responsibility) 강점은 우리나라 리더들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특성이다. 책임 강점이 강한 사람들은 대개 정직성과 충실함의 가치관을 중요시한다. 이들은 자신이 약속한 것들에 대해 강한 주인정신을 느낀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의 일이라고 여기는 것에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로 임한다. 그래서 인지 남의 부탁을 쉽게 거절도 못하고, 때로는 오지랖 넓다는 누명을 쓰기도 한다. 일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으면, 잠도 편하게 못 잔다. 혹시 제대로 하지 못하면,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들이 조직 안에 있다면 큰 복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업무에 몰입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실패를 개인의 죄책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일일이 업무진행을 확인하고, 간섭하면 오히려 불신의 뜻을 전달해서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 스스로 날아가는 화살을 굳이 불러 세울 필요가 있을까? 일이 잘 안되면 자신을 탓하며 매달리는 사람이다. 차라리 일하고 있는 그 사람의 등에다 대고 ‘당신 덕분에 내가(혹은 우리 팀이) 큰 고비를 넘기네, 고마워’라고 해주자.


만약, 리더로서 도와주고 싶다면 혼자 많은 일들을 붙잡고 끙끙대는 그 사람이 팀 내에서 권한이양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어떤가? 책임감과 주인정신으로 거절하지 못해, 쌓아 놓고 괴로워하는 일들을 가져오라 해서, 다른 팀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


만약 리더 자신이 책임 강점이 강한 사람이라면 나의 강력한 책임 강점으로 혹시 조직 내의 너무 많은 일들을 팀에 가져오지 않았는지 성찰해보아야 한다. 강점은 그 자체로 단점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과하게 쓰이면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 의도하지 않은 폐를 끼칠 수도 있다. 리더라면 나의 오지랖이(선한 의도라도) 조직원들의 몰입을 방해하고, 신뢰를 해칠 수 있다면, 스스로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흥미롭게도 책임 강점은 다른 재능까지 활성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기도 한다. 긴장돼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무대에 서서 프레젠테이션을 해내기도 한다. 괴짜 같은 아이디어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욕구들도 주인의식을 느끼는 일을 위해 교통정리를 해내는 맏형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애를 쓰는, 남이 알아주던 말던 ‘내가 아니면 누가?’ 라며 몸을 던지는, 책임 강점을 열심히 쓰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다.


자신의 목숨이 귀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죽음과 대치하는 일상을 받아들이고, 임무에 충실한 한 소방관의 좌우명이 감동을 주듯, 당신의 책임 강점이 빛날 때 비즈니스는 감동이 되고, 조직은 목표를 이룬다. 하늘의 뜻을 알고 실행하는 군자(진정한 리더)의 탄생이다.


책임 강점은 일상에서 감동을 만든다.


<신용원 스몰체인지 파트너스 대표>


출처 : 일간보사, 의학신문(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6972)

게재: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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