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방법, 자신만의 취미

episode.1

by 버터눈나 butternoonna

최근 취미는 베이킹 한 가지가 주력이다. 코로나 블루가 찾아오나 싶었을 때 동네 카페에서 맛있는 디저트를 만났다. 요 작고 귀여운 것이 뭐라고 포크로 한 입 와-앙 먹는 순간 세상의 행복이 별 건가 싶더라. 원초적인 감각이 주는 즐거움이었다.


마음이 급했다. 머릿속에는 저 디저트가 남긴 이 감동이 휘발되기 전에 어서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고 몇 년 전 베이킹을 한답시고 집에 도구도 오븐도 시도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다 있으니 미룰 이유가 없었다. 당장 해야 했다. 다행히 원하던 게 파운드 케이크라 있는 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었다. 원래 단 것을 그다지 찾는 스타일이 아니라 ‘당 땡긴다’에 공감을 못하던 사람인데 그날은 내게 참으로 묘한 날로 기억된다. 그날 밤, 내가 원하는 걸 하고 싶은 때 상상하던 그 맛으로 세상에 구현해냈다. 이건 온전한 내 것이었다. 근래 비어 있던 감각의 핀이 완벽하게 도킹되어 눈에 반짝임이 서렸다. 조용히 바스러져 내 안에서 거의 사라져 가던 그것, 그래 나는 창작을 해야 하는 사람이었지.


그 뒤로 작은 디저트에서 비롯된 베이킹이라는 취미가 내게 가져온 변화는 나비효과 같았다. 더 이상 잠으로 시간을 때우지 않았고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비관적 푸념보다 내 실력과 환경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하나씩 해내기 시작했다. 재택근무로 출퇴근 시간만큼 여유가 생겼으니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나면 아침에도 시간 들여 여가생활이 가능했다. 요즘 세상에 집 안에서 만끽하는 취미라니, 그 얼마나 완벽한가. 하고 싶은 거 하고 놀려고 더 부지런해진 셈이다. 잠시 장비병이 생겨 능력자 베이커들이 쓰는 값비싼 오븐이 탐났지만 귀여운 내 주방과 베이킹 실력에 비해 그런 오븐은 아직 과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살 수는 있으니 성급하지 않아도 됐다. 기본에 충실한 합리적인 오븐을 구매했는데 어느샌가 나의 ‘오브니’는 시행착오와 좋은 결과를 함께하는 환상의 베이킹 메이트가 되었다.


취미가 가져다주는 즐거움은 실로 상상 이상이다. 무엇을 만들까 생각하는 과정부터 상상과 행복이 가득 차고 실패에 대한 조심과 걱정 따위는 내던진채 완전히 만드는 재미에 집중할 수 있다. 못 만들면 어떤가? 그저 빵일뿐인걸. 맛있게 만들면 즐겁게 음미하고 그렇지 않다면 다시 만들면 된다. 이걸 못한다고 나를 질책할 이는 아무도 없다. 너무 달거나 조금 타도 세상이 망하지 않았다. 시작 전에는 ‘망하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가득했는데 생각해 보니 이걸 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이유가 전혀 없지 않은가? 망하면 뭐! 반죽 다시 하지 뭐! 두려움이 사라지니 자신감이 생겼고 무언의 에너지는 빵이라는 형태를 지녀 내 앞에 존재했다. 빵 먹고 내 몸에 붙는 건 살이 아니라.. 베이킹을 통해 찾은 삶의 활력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