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말 한마디 안하고 들어왔습니다

요즘은 그냥 버텨야 합니다

by 버튼홍

"한 달에 적어도 천만원 벌었지

근데 지금은 그냥 버티는 거야"


얼마 전 알고 지내는 부동산 사장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제가 처음 부동산을 시작했을 때부터

그 자리에 부동산을 하던 분

2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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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떠세요?"

가볍게 던진 인사에, 무거운 말이 돌아옵니다


"그냥 앉아 있어. 어쩔 땐 하루 종일 한마디도 안하고 들어갈 때도 많아"


순간 마음이 찡했습니다

그 한 마디에 많은 게 담겨 있습니다

이게 지금의 부동산이고, 자영업입니다



시장은 변했지만 사람은 바뀌지 않았다


예전엔 그랬습니다

좋은 자리면 손님이 알아서 찾아왔습니다

광고 하지 않아도 거래가 되고

월세가 아무리 비싸도

몇 번만 거래하면

충분히 감당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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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사장님, 마케팅하세요


요즘은 손님이 찾아오는 방법이 바뀌었습니다

유튜브로 정보를 검색하고

블로그로 비교합니다

거기다 리뷰까지 보고 판단하죠


그 과정이 지나야 비로소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장사는 이상합니다


자영업자이지만

알고리즘을 공부하고 키워드 분석, 블로그나 유튜브 같은 콘텐츠까지 만듭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부지런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는데

그 사이에 세상은 빠르게 변했습니다


그 속도는 너무 빨라 따라잡기도 어렵고

좋았던 시절은 기억에만 남았습니다


이제 자영업자는 없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1인 사업가입니다


문제는 모든 사람이 그 변화에 적응한 건 아니란거죠


손님은 변하고

시대도 다 바꼈는데

변하지 못한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나오기 전 사장님께 이것 저것 설명을 드렸습니다

블로그, 네이버 플레이스, 지도 노출 같은 걸 정리해서 꼭 하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할 거 찾았다며 좋아하십니다


쉽지 않은 걸 알지만 분명 좋은 방법을 찾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 자리를 오래 지킨 분이니 더 잘 하실거라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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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틴다는 것

버틴다는 게 참 어려운 말인거 같아요


장사를 하면 오르락 내리락하거든요

하루에 몇 백만원을 벌면 금방 부자가 될 거 같다가

한달 내내 손님이 한 명도 없어

'내가 뭘 잘못한거지?' 하며 무너지는 날도 옵니다


그럴 때 "버티는 놈이 이기는 거다"라는 말이 참 어렵다는 걸 느낍니다


버틴다는 건 그냥 기다리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걸 준비하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면서

그 시간을 견디는 '일'이더라고요



그러니깐

손님이 없어서,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날도 있지만

그 자리를 지켜야 하고

언젠가 다시 문을 열고 들어오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 날을 위해 오늘도 준비합니다

오늘 하루,

무너지지 않고 버틴 나에게 칭찬을 해봅니다

일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데 오늘 하루도 잘 버텼으니 잘한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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