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어공부의 혁명적 도구
시소러스Thesaurus를 아시는가?
내가 대학에 갓 들어갔을 무렵만 해도 시소러스라는 영어 이름 말고 '유의어사전'이라는 말로 불렸다. 주변에 영영사전이라고 해도 롱맨사전이 태반이던 시절이니 흔한 사전은 아니었다. 이 사전을 가진 전과 후로 내 영어공부의 전반전과 후반전이 나뉜다, 내가 가졌던 사전은 옥스포드에서 편찬한 손바닥보다 조금 길고 많이 두껍지 않은 컴팩트판이었다. 전공수업 교수님이셨던 S교수님의 지나가는 한 마디로 알게 되고 며칠 후 학교 서점에서 샀던 사전이다.
이 종류의 사전에서는 한 단어의 뜻을 말로 정의하지 않는다. 한 단어가 가질 수 있는 여러 용례에 따라, 바꾸어 사용할 수 있는 비슷한 뜻의 여러 단어들을 나열해두고 있다. 문맥의 뉘앙스에 따라 동의어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동의어사전이 아니라 유의어사전이다,
아마도 꽤 많은 영단어의 정의를 이미 알고 있기에 유용한 것일 수도 있다. 영어를 처음 배우는 학생들은 뜻을 아는게 더 중요할 것이다. 이 사전은 보조적 역할만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대학생 수준에서 유의어사전은 일반 사전을 대체할 수 있다. 나 때의 대학생 수준이니 요즘으로는 고등학생, 혹은 중학생 레벨에서도 유효할 것이다. 무엇보다 영어 단어의 뜻을 영어 단어로 떠올리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된다. 얼음덩어리가 깎이고 깎여 얼음조각이 되듯, 비슷한 뜻의 여러 단어를 보는 것으로 내가 찾는 단어의 뜻이 선명해진다. 영어 글쓰기를 할 때 풍부한 표현이 가능해지고, 나아가 자연스럽게 패러프레이징 할 수 있다. 영어글쓰기를 하다 보면 같은 단어가 한 문장, 두세 이웃 문장에서 수차례 반복된다. 이를테면 'different' 같이. 반복되는 이 단어를 diverse, distinct, various, dissimilar, discrete 등등으로 바꾸어 쓸 수 있다. 물론 문맥에 딱 맞는 단어를 고르는 건 개인역량의 영역이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 상황, 이 문맥에 딱 맞는 표현을 찾을 수 있다. 다르다는 말을 썼지만 상황에 따라 더 적확한 표현이 있을 수 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우리는 주관식보다는 객관식 보기가 있으면 정답을 맞히기 더 쉽다. 유의어사전은 객관식 보기를 알려준다,
미국 문학의 시작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소설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이 했다는 이 말은 시소러스의 핵심을 꿰뚫는다.
The difference between the right word and the almost right word is the difference between lightning and a lightning bug. - Mark Twain
P.S. 한편, 미국 시트콤 프렌즈의 이 다이얼로그는 무분별한 유의어사전 남용의 문제를 보여준다.
Joey: Of course it does. It's smart. I used a thesaurus.
Chandler: On every word?
Joey: Yep!
Monica: What was this sentence originally?
Joey: Oh, "They're warm, nice people with big hearts."
Chandler: And that became, "They're humid, prepossessing Homo sapiens with full-sized aortic pumps."
Joey: And hey, I really mean it, dude.
Monica: Uh, Joey, I don't think we can use this.
Joey: Why not?
Monica: Well, because you signed it "Baby Kangaroo" Tribbi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