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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ke Mar 19. 2024

영화'벤허' 명장면 탄생 배경지, 로마 '대원형 경기장

한때 수많은 말과 전차가 달렸을 그 박진감을 상상하며...

<대원형 경기장>은 <진실의 입>이 있는 성당 바로 뒤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푸른 잔디로 뒤덮인 곳이지만 고대 로마시대에는 25만 명의 관중을 수용하는 최고의 대원형 경기장이었습니다.

‘코스메딘 산타 마리아 성당’ 뒤로 광장이나 공원 같아 보이는 <대원형 경기장 터>

초기 건설 당시는 15만 명을 수용하는 규모였지만 후대에 더욱 증축하여 축구장 5배가 넘는 크기를 자랑했다고 합니다. 대원형 경기장은 '팔라티노 언덕' 언저리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길이 약 620m, 너비가 약 120m의 좁고 긴 경기장입니다. 영화 ‘벤허’ 속에 전차 경주 장면에 나오는 바로 그 경기장입니다.

<대원형 경기장>의  당시모습 [고대 로마 복원 모형도-@ Museum of Roman Civilization>

이곳에서는 전차 경기와 경마, 운동경기, 야수와의 싸움 등이 벌어졌습니다. 전차경주는 2마리, 4마리, 6마리의 말이 바퀴가 2개 달린 작은 전차를 끄는 경기인데요, 이곳에서 벌어졌던 로마의 대중경기들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었습니다. 오늘날의 프로 축구나, 야구처럼 소속을 가진 전문 팀들이 전차경기에 참가하였다고 하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번의 경주에 4~6대의 전차가 참가하고 원형경기장을 일곱 바퀴 먼저 도는 전차가 승리하는 경기입니다. 그러나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전차를 가볍게 만들었는데요, 이 전차들이 충돌하면 쉽게 부서졌다고 합니다. 또한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무척 위험한 경기였습니다. 이 경기장에 오면 너무도 유명한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영화 ‘벤허’가 생각납니다. 전차경기 장면에서 열광하던 시민들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주인공 ‘벤허’와 그를 궁지에 몰아넣은 친구 ‘메살라’의 4두 마차 전차경기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우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15분간의 전차 경주 장면을 위해 1만 5천 명이 4개월간 연습했다는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영화사에 빛나는 명장면입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에서 무려 11개 부문을 수상했죠. 

 

영화 [벤허 /1959년, 2016년] 의 대전차 경주 장면

당시 로마의 황제들은 이곳 경기장에서 경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대원형 경기장과 맞닿아 있는 궁전 안에서 경기를 관전했다고 합니다. 많은 로마황제들의 저택이 있던 '팔라티노 언덕' 또는 '아벤티노 언덕'에 올라가면 대원형 경기장의 웅장한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잔디로 뒤덮인 유적지는 관광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현지 로마인들에게는 집회의 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2006년 이탈리아가 월드컵에서 우승하였을 때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밤새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대원형 경기장이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이곳에서 수많은 그리스도교인들이 박해를 받아 죽었기 때문입니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밀라노 칙령을 반포하기까지 그리스도교인들은 300여 년간 계속된 박해를 받았습니다.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을 ‘사자밥’으로 던졌다고 하는데요, 많은 그리스도교인들이 순교한 곳은 콜로세움이 아닌 이곳 대원형 경기장이었습니다. 한편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이 세워진 곳인 <네로 황제의 원형경기장>과 나보나 광장이 있는 <도미티아누스 황제의 원형경기장>에서도 많은 그리스도교인들이 순교했습니다.      

장레옹 제롬이 그린 기독교 순교자들의 마지막 기도 (1883) [이미지 출처: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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