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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자뷰티 Aug 21. 2024

나는 피자가 먹고 싶으면
이삭 피자토스트를 먹어

직장 10년 차 분노로 시작한 재린이의 경제적 자유 달성일지 #8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는 내 절친


택시비는 떠나보내고, 옷은 핵심 옷만 구매해 3~4벌로 주 5일을 즐겁게 

돌려 입는 생활을 영위 중이었다. 


하나씩 지나치게 불필요한 지출들을 제거해 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내 통장에는 소정의 금액이지만 돈이 쌓여가는 것도 사실이었다. 


나는 본디 먹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법이다.

다 먹고살기 위해 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왔기에 음식은 내게 행복이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우울하고 화난다고 식음을 은폐하는 사람이다. 


음식은 죄가 없다.

음식만이 인생을 구원한다! 는 마음가짐이 내 인생 한 켠에 있다. 


회사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는 중국집에 가서 법인카드로 결제를 하는데

탕수육을 안 시켜주는 사람이다. 법인카드를 함부로 사용해서는 당연히 안된다.

그럼에도 그날 주요 행사들을 무사히 치르고, 직원들 모두 고생했다고 격려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탕수육 소> 자 하나도 주문해주지 않는 사람을 극혐 한다.

그런 사람이 내 상사면 마음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런 사람들이 꼭 자기 혼자 아는 지인 동료들과 먹을 때는 <탕수육 중> 자를 시킨다. 


그만큼 음식에 진심인 사람이 바로 나다.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거나, 정신적으로 시달릴 때면 꼭 나를 위한 보상으로 

맛있는 족발, 치킨 등을 배달시켜 먹는다. 


나를 위한 선물이자 보상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나를 위한 선물이자 보상이 참 많다.

택시비도 보상이고, 쇼핑도 보상이고. 그동안 얼마나 많은 선물과 보상을

해줬는지 나 역시 글을 쓰면서도 당혹스러울 정도다. 


알다시피 택시비는 천천히 끊어갔다. 

지금 와서 솔직히 고백한다.

배달비는 못 끊겠다. 

아예 배달을 시키지 않고 집밥으로만 소화하라고 하면 가능한 분도 있겠지만

내게 그런 삶은 인생을 너무 팍팍하게 할 따름이다. 


쿠팡이츠와 배달의 민족은 내 절친이다. 

그들과의 사이를 강제로 끊을 수는 없다. 


피자 한 달에 2번만 먹어도 7만 원?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앱들이 성행하면서 음식을 주문하려면 최소금액에

맞춰야 한다. <최소주문+배달비>까지 지급해야 배달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배달음식은 또 소액은 주문이 안된다. 

최소 9,000원 이상이면 양반이다. 

대개 최소 18,000원 이상이라서 1인 식사는 주문하기 힘들고, 굳이 주문하려면

2인 이상을 넉넉하게 주문해서 점심에 먹고 저녁에 먹고 다음날 남은 음식을 점심에

먹어야지라는 플랜을 세워야 한다. 


물론 지금은 결혼을 해서 남편과 최소 주문 금액을 채우고 있지만, 

미혼일 때는 혼자 살면서 최소 금액 때문에 여러 개를 시켜야 할 때가 많았다.

그리고는 "괜찮아, 점심이랑 저녁에 먹고 내일 점심에도 먹을 예정이니 3끼나 해결됐어.

그럼 싼 거야." 하고 스스로 다독였다. 

문제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다 비싸다.

치킨, 피자, 족발, 보쌈! 

이 중 상대적으로 치킨이 제일 싸다고 해야 하나.

피자는 기본 2~3만 원이 넘어가고, 족발, 보쌈도 만만치 않다.

화덕족발 매운맛+보통맛을 시키면 가끔 4만 원이 넘어가기도 한다. 충격적인 가격이다. 


소위 말하는 브랜드 피자를 주문할 때면 피자 가격이 3만 5천 원이 되니
한 달에 2번만 주문해도 7만 원이다. 할인할 때 주문하지 않으면 온전히 그 금액을 감당해야 한다.


그나마 할인할 때 구매하면 다행인데 꼭 이놈의 입맛은 할인을 적게 할 때 타오른다. 

유혹에 이겨 주문하기를 결제하면 배달비로만으로도 통장에서 슝슝 돈이 빠져나간다.


피자가 먹고 싶으면 이삭 피자토스트를!


다시 한번 고백한다. 

나는 배달 음식을 절대 끊지 못했다.

혹자는 배달 음식을 끊고 매일 집밥을 직접 하며 '건강에 최고예요!'라는 멘트까지 내뱉으며

멋진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나는 그렇게까지 하기에는 게으르고, 직장에서 피곤함을 금세 느끼기에 

<배달음식>이라는 내 인생의 모든 재미를 끊을 만큼 독하지 못하다.


배달 음식은 내 가계부 리스트에도 따로 표기될 만큼 중요한 한 카테고리를 차지한다.

'크으, 배달 음식 네가 이겼다.'


어떤 날은 배달 음식을 좀 줄여보려고 한 때도 있었다. 

"남편, 우리 배달 음식 좀 줄여보자"

나의 전 남친이나 현 남편이 나의 말을 듣고 안 그래도 크지 않은 눈이 토끼처럼 동그래졌다. 그 모습에 나 역시 같이 놀랐다. 이어서 그의 입에서 나온 말에 나는 차마 배달음식 마저 줄이기를 주저했다.


"배달 음식은 내 인생의 낙인데 그건 차마 줄일 수 없어. 배달음식 먹으려고 한 주를 버틴다고."


그 말을 듣고 배달음식을 끊어버리는 와이프가 어디 있겠는가. 

<인생의 낙>이라고 하는데 그 낙을 내가 차마 끊어버릴 수가 없었다.


대신 배달음식 횟수를 제한했다. 일주에 1번, 만약 하더라도 일주에 최대 2번!

'여기 10억 도전기를 위해 절약 방법을 알려주는 곳 아니었어요?' 라며 화내면서 박차고 나간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솔직하게 배달 음식은 먹는 재미를 즐기는 나의 행복이자, 우리 남편의 삶의 낙이기에 

어느 정도 선만 유지하고 그대로 가지고 가기로 했다.


만약 배달 음식을 일주에 1회 시켜 먹으면 대략 3만 원이라고 했을 때, 최대 12만 원 정도 지출을 하게 된다.

옷은 덜 사지만 음식은 포기할 수가 없다. 

(만약 음식에 대한 욕심이 적다면 옷을 사시고, 음식을 줄이는 방식으로 돈을 절약해도 좋겠다. ^^)


그 대신 우리는 소위 브랜드 피자를 잘 시켜 먹지 않는다. 브랜드 피자를 시키려면 라지 사이즈를

주문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최소 3만 5천 원 이상의 지출이 발생하게 된다. 

그만큼 마구잡이로 먹을 수 없는 음식이기에 (누가 보면 산삼인 줄?!) 남편과 나는 

가끔 <도미노 피자 내기>를 한다. 


"그 연예인 누구랑 결혼했었지?"

"000이랑 결혼한 거 아냐?"

"아니거든. 다른 사람이랑 결혼했거든"

"내기할래. 도미노 피자 내기!"


도미노 피자 내기를 할 때면 진짜 쫄린다. 만약 지게 되면 나의 황금 같은 용돈에서 도미노 피자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이기게 되면 엄청난 쾌감을 얻을 수 있다. 학창 시절 이후로 직장에서 양반인 척하며 지낸다고 남을 놀려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 순간만은 마음껏 놀릴 수 있다. 

졌을 상대방이 느끼는 충격과 피 같은 지출로 인해 이 내기는 인생을 더욱 쫄깃쫄깃 만드는 어마무시한 도파민 게임이다.  


만약 혼자 집에 있을 때 피자가 먹고 싶다면 어떡해야 할까?
그때는 내게 이삭토스트 <피자토스트>가 있다.


이삭 피자토스트는 브랜드 피자의 거의 5분의 1 가격도 안 되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피자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대체재다. 심지어 맛있다. 원한다면 추가 토핑도 가능하다.

심지어 나는 토스트 마니아이기에 이삭토스트의 <피자토스트>는 최애 토스트 중 하나다.

이런 방법으로 비싼 음식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를 찾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보고 '청승 떤다'라고 할 수도 있다.

솔직히 내가 돈이 없는 건 아니다. (진짜?!) 

적어도 피자 시켜 먹을 돈도 있고, 배달도 여러 번 시켜 먹을 돈도 있다. 

물론 이 돈을 배달비에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 저축을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예전에 한 주에 2~3번 배달을 시켜 먹어 본 적도 있다.

그때 내가 행복하고 즐거웠을까?

인간이 얼마나 간사한 존재이면 피자도 처음에 먹을 때는 맛있는데 라지 사이즈 3개 먹을 때부터 물린다.

김치와 밥이 당긴다. 치킨도 처음에 먹을 때는 진짜 환상의 맛이었는데 자꾸 먹으니까 약간 속이 느글거린다. (나만 늙어서 그런가? 여하튼 적어도 나는 그랬다.)


오히려 일주에 한 번, 최대 2번 배달 음식을 시켰을 때가 더 설렌다.

이런 기회가 잘 없기에 더 설레고, 더 즐겁다. 

매주 금요일 저녁 회사에서 얼른 칼퇴를 하고 남편과 둘이 오붓하게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게

우리 두 사람의 일상이 되었다. 어떤 음식을 시켜 먹을지 목요일부터 고민하고, 설레어하는 

이런 현재의 삶이 나는 오히려 좋다. 

완전히 배달음식을 버리지는 못했지만, 적정 선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지금이 훨씬 즐겁고 재미지다.


절약 속에서도 인생의 재미를 찾고, 절제 속에서 오히여 더 큰 행복을 느끼는 삶!

당신도 한 번 이런 삶을 함께 누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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