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자뷰티 Aug 19. 2024

옷이 문제가 아니네, 몸매가 문제네

직장 10년 차 분노로 시작한 재린이의 경제적 자유 달성일지 #7

과외로 번 돈은 모두 쇼핑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대한민국 4계절이 지나갈 때마다 꼭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쇼핑!


날씨가 지났으니 옷도 바뀌어야 하고 곧바로 새로운 옷을 구매해야 한다. 

문제는 옷은 있는데 <입을 옷>은 없다는 사실. 왜 입을만한 옷은 항상 없을까?

모든 여자들의 4대 미스터리 중 하나다. 


대학시절에는 식비로 돈을 쓰면 옷을 살 돈이 없다 보니 과외를 했었다.

그때는 한창 꾸미기 좋아할 때였기에, 옷을 사고 싶었고 과외를 시작하게 됐다.

과외로 제법 짭짤하게 돈을 많이 벌다 보니 과외를 점차 늘리게 됐다.

문제는 주말마다 과외를 뛰다 보니 말을 많이 해서 오히려 주말에는 힘이 없어진다는 사실이었다.


말을 많이 해 본 직업들을 알 것이다.

그렇게 말을 하고 나면 정작 집에 와서는 아무 말도 하기 싫고, 아무 일도 하고 싶지가 않다.

평일에는 대학 수업을, 주말에는 과외 알바를 하니 정작 쉬어야 할 주말에 나는 누워이었다.


그런데 또 보상은 하고 싶어서 주말에 받은 과외비로 인터넷 쇼핑을 하거나

집에 오는 길에 위치한 대학가 옷가게에 들러 눈에 딱 띄는 옷들을 사고는 집에 들어왔다.

무려 아르바이트로만 70만 원을 넘게 벌었는데 그 돈 대다수는 쇼핑으로 나갔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많이 번 돈이었는데 저축도 굳이 할 생각도 없었다.


참으로 철없던 대학시절이었다.

그 돈을 절약할 생각은 안 하고, 온전히 쇼핑에 쓸 생각을 하다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때는 이런 철없는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돈이 더 있으면 더 좋은 옷을 구매할 수 있을 텐데.' 라며 오히려 안타깝게 여겼다.


60만 원 부츠, 제정신인가?


대기업에 합격한 후, 첫 월급으로 부모님께 소소한 용돈을 드리고 나를 위한 선물도 사기로 했다.

백화점도 아니었다. 그때 내 기억으로는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마트였던 것 같다.

당시에는 대형마트에도 나름 비싼 브랜드들이 꽤 있었다.

대형마트에 방문해 대형마트 쇼핑 브랜드 중 한 브랜드에서 예쁜 부츠를 발견했다.


부츠가 약간 꽉 끼는 것 같긴 했지만, 당시 부츠가 잇템이라서 

그 부츠를 신으면 나도 멋지고 근사한 직장여성이 될 것만 같았다. 

이유는 모른다. 그냥 나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이다.

저 신발을 신으면, 저 옷을 입으면 내가 더 멋있고 근사해질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혹시 저 부츠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

"고객님, 부츠 가격은 60만 원입니다."


이게 벌써 10년 전이니까 사실 지금 같으면 충격을 받고 당장 그 부츠를 내려놓고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는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60만 원짜리를 바로 결제하려고 나섰다.


"너무 비싼 거 아니니?"

나와 함께 쇼핑을 온 엄마는 걱정하듯 염려하며 물어보셨다.

딸이 본인이 처음 받은 첫 월급이자 스스로에게 하는 보상이라고 말하니 차마 거세게 말리지는 않으셨다.


"부츠 하나는 필요하니까 오래 신으면 될 거 같아."

그렇게 그 부츠를 들고 왔다. 일시불로 끊었나, 할부로 끊었나. 전혀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그 부츠는 지금 결혼하고도 우리 집 신발장에 있다.


오래 신은 것 아닌가?

전혀 아니다. 그랬으면 억울하지도 않다.

그 부츠를 겨울에 신고 돌아다니다가 안 그래도 발에 잘 안 맞아서 그런지

발목이 살짝 옆으로 꺾이는 부상을 입었다. 결국 춥디 추운 겨울날 60만 원짜리 부츠는 내게 

발목 깁스를 안겨줬다. 그 발목 깁스로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날에도 엉거주춤 눈길을 조심조심 겨우 

걸어 다녔고, 버스를 타기 위해 겨우 몸을 일으켜 깁스한 발목을 모시고 버스 입구 계단을 힘겹게 거쳐  

카드 결제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내릴 때도 똑같이 눈치 보며 엉거주춤 겨우겨우 내렸다.  


지금도 엄마와 이야기하지만 <제정신이 아닌 소비>였다. 

그 부츠는 지금까지도  안 신기도 뭐 하고, 버리기도 뭐해서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조만간 그 부츠를 버려야겠다는 마음을 가지면서도, '내 초심을 위해서 가지고 가야 하나' 하는

두 가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부츠다. 

결론은 제정신이 아니었던 미쳐버린 소비 중 하나였다.


옷이 문제가 아니네, 몸매가 문제네


직장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정신을 차려서인지 옷, 신발, 가방 등 쇼핑은 그래도 자제한 편이었다.

자제한 편이었지만 안 한 건 아니었다.


계절이 바뀌면 예쁜 옷을 조금씩 구매했고 그런 옷들이 결국 최소 30~40만 원씩

내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계절별로 돈이 빠져나가는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옷이 없어서라기보다 <입을 옷>이 없어 구매한 그런 쇼핑이었다.


쇼핑 비용도 만만치 않다. 어떻게 이런 비용을 조금 더 아낄 수 있을까?

어떤 옷을 입으면 조금 더 예쁘게, 오래 입을 수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 끝에 과거 화제가 됐던 연예인 강소라 님의 3만 원 원피스 사건이 떠올랐다.  




연예인 강소라 님이 2014년 홍콩에서 개최된 MAMA 행사에서 우아하면서도 섹시한 원피스를 착용해 화제였는데 무려 그 원피스 가격이 39,900원이었던 사실! SPA 브랜드 제품을 입었다는 건데 가격은 말하기 전까지 아무도 몰랐다. 몇 백만 원짜리 원피스를 입었을 거라 사람들이 생각했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결국 사람들은

다시금 깨달았다. 


옷이 문제가 아니라, 몸매가 문제라는 사실을!




나도 잊고 있었다. 옷이 문제가 아니다. 몸매가 문제라는 것을.

실제로 예쁜 연예인들은 청바지에 흰 티만 입어도 예쁘다. 

물론 그들이 연예인이니까 가능하지 않냐고 물으면 할 말은 없다.

패완얼(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니까.


그럼에도 사실 내 몸매가 지나치게 뚱뚱하거나 볼품없다면 아무리 좋은 옷을 입어도

예뻐 보이지가 않는다. 일명 옷 태가 나지 않는다. 

단순히 옷만 많이 구매한다고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서 뼈 맞은 뒤로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단순히 몸매를 위해서만 한 운동은 아니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과 생존을 위한 운동이었다.

몸매 선이 다소 잡히니까 기존에 입던 원피스를 입어도 옷이 더 잘 어울려 보였다.


옷 3~5벌로 일주일 버티기에도 충분

 

지나치게 허름하게 옷을 입을 필요는 없겠지만 몇 가짓수의 깨끗한 옷이 있고 

깔끔하게 입을 수 있다면 오히려 옷 관리가 편안해진다.


10억 도전기를 시작하면서 계절마다 내가 하는 습관이 있다.


1.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장을 확인
2. 입을 옷 3~5벌을 체크
3. 만약 옷이 낡았을 경우만 <옷을 새로 구매해 대체한다.>
4. 개인적으로 사고 싶은 옷이 있다면 <여러 번의 고민 후, 10만 원 내외 쇼핑 허용>
5. 옷 3~5벌로 일주일 돌려 입기 (같은 옷 격일로 착용 가능)


입을 옷을 3~5벌로 제한시켜 해당 옷을 월, 목 / 화, 금 이렇게 돌려 입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보통 대개의 직장인들은 직장에 일할 때도 입는 옷만 입는다.

편하고 손 잘 가는 그런 옷 중심으로 입다 보니 그런 옷을 일주일에 2번만 입어도

주 4일은 금세 입을 수 있다. 


직장 사람들은 내가 같은 옷을 일주에 1번 입었는지, 2번 입었는지 

사실 관심 없다. 내 옆 동료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 기억나는가?

특이하고 정말 예쁜 옷을 입었을 때만 기억하지 거의 기억을 못 할 것이다.


우리의 옷도 그렇다. 깔끔하게 관리해서 입기만 해도 옷 관리도 더 편해지고 

아침 출근 시간 준비도 짧아진다. 


어떤 옷을 구매할지 고민할 시간에 오히려 내 몸 관리에 집중하는 게 먼저다.

물론 이렇게 말해놓고 나도 몸매가 빼어나게 뛰어나거나 하진 않다.

그저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건강한 몸을 만들려고 노력할 뿐이다. 


적정 체중으로 내가 입으면 편하고 예쁜 옷 중심으로 돌려 입다 보니 

실제로 돈도 아끼고, 일상생활도 훨씬 편리해졌다. 


그렇다고 모든 쇼핑을 막는 것은 아니다.

옷이 낡았을 때는 새 옷을 구매해도 좋고, 내 눈에 쏘옥 들어온 옷이라면

고민 후 구매해도 좋다. (다만 너무 비싼 옷은 자제하자.)

그런 옷들은 대체로 예쁘지만 불편한 옷이었기에 나의 경우, 주말에 주로 꺼내 입고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

쇼핑을 지나치게 억제하지 않으니 기분 전환도 가능하다.


이후 나의 쇼핑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었고, 통장에는 차곡차곡 20~50만 원까지 더 많은 돈이 

쌓이기 시작했다. 

출근 준비도 빠르게, 몸매도 더 건강하게, 주말에는 기분 전환까지 가능하면서 통장 잔고도 

차곡차곡 쌓이는 무려 일석삼조 방법을 체득했다.










이전 07화 피곤하면 거 택시 좀 타면 안 됩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