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 굴러, 돈이 굴러 굴러
10억의 가치가 과거만큼의 수준은 아니지만 이전 글에서 말했던 것처럼
분명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10억에 도달하게 되면 내가 그래도 대한민국 상위 10% 안에는 진입했다는
행복감과 평범하고 아무것도 없었던 내가 무언가를 달성했다는 뿌듯함과 자존감과 같은 수많은 감정을 안겨준다.
문제는 이 10억까지 가는 길이 참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밥 한 끼 먹을 돈 말고 아무것도 없는디유?"
가끔 내 통장 잔고를 보고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10억을 막상 모으려고 하면 답답하고, 숨이 터억 막히지만
또 막상 주변에 누가 10억이 있다고 하면 '에게, 겨우 10억 밖에 없어. 그걸로 서울 집도 하나 못 산다.'는
이중적인 반응을 가져다주는 돈도 10억이다.
돈 공부를 시작하면서 느낀 점은 <돈이 돈을 부른다.>는 말이 실존한다는 것이다.
돈은 눈이 데구루루 구르는 것처럼 커진다. 처음에는 작은 돈이 천천히 굴러, '도대체 얘가 언제 커지나, 심지어 커지기는 하나.'는 숱한 의심 하에서 그렇게 굴러간다. 티도 나지 않아서 매일 저축은 하고 있지만 이게 내 인생을 달라지게 할 것인지, 내가 지금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게 맞는 건지 여러 자괴감 마저 불러일으킨다.
작은 돈은 귀엽게 구르고 구르다, 어느 순간 내 주먹을 벗어나기 시작한다.
계속되는 일정금액의 저축과 저축한 돈이 자산으로 이동하게 되는 일종의 패턴이 생긴다.
절약 → 저축 → 종잣돈 마련 → 자산 구매 → 다시 절약 → 저축 → 종잣돈 마련 → 자산 구매
무한 패턴이 반복될수록 눈덩이는 커지고 또 커져서 어느 순간 내 머리 보다 더 큰 눈덩이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스노우볼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스노우볼 효과란 돈을 투자해 늘어난 자본의 수익을 다시 재투자하여 계속해서 이익을
창출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얻은 수익을 계속해서 재투자함으로써 시간이 지나면서 더 큰 이익이 발생한다.
쉽게 생각해서 돈이 굴러 굴러, 계속해서 커지는 현상으로 보면 된다.
내가 저축했던 귀여운 돈들과 내가 구매했던 자산들이 구르고 또 굴러서 점점 눈덩이가 커지는 것이다.
미션 수행처럼 돈도 '레벨업' 게임
스노우볼 효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작은 돈부터 만들어야 한다.
나 역시 돈을 절약하기 위해 숱한 방법들을 고민했었고, 지금은 어느 정도 소비 수준을 정착시켰다.
혹여나 소비가 커지는 모습을 보면 '이래서는 안 된다.'며 마음을 다스리려고 하지만 신기한 건
한 번 정착된 소비 습관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말을 다르게 말하면 돈을 더 쓰지도 않지만, 덜 쓰지도 않는 것이다.
한 번 자리 잡은 소비습관을 바꾸기란 감히 비유하건대 '마약을 5년 넘게 복용한 중독자가 마약을 끊는 것과 유사한 현상'에 견줄 수 있다.
극단적인 비유이긴 하지만 그만큼 한 번 키워놓은 소비습관을 낮추기란 여간 쉽지 않으니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하면서 동시에 투자도 함께 해야 한다. 급여가 적다면 저축으로만 부자가 되는 것은
알다시피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가능은 하다. 그러나 죽기 직전 부자가 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결국 <절약. 저축, 투자> 이 트리플 콤보는 항상 함께 간다고 볼 수 있다.
재테크 공부가 어렵게만 느껴지는 분들을 위해 최근에 내가 본 유튜브에서 한 말을 인용해서 가져왔다.
<월급쟁이 부자들> 유튜브에서 돈도 일종의 미션 수행처럼 '레벨업' 게임이라고 생각해 보는 게 어떠하냐는
말이 있었다. 말 그대로 하나의 미션을 깨면 다음 미션으로 나아갈 수 있고, 점점 미션을 깨다 보면 대장까지
꺨 수 있는 것이다.
계단식으로 하나씩 레벨업 하다 보면 우리가 원하는 10억까지는 직장인들도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가 1억부터 모아야 하는 이유
스노우볼 효과를 만들어내든, 레벨업을 일으키든 그 시작에는 1억이 있다.
1억을 모으지 않고, 재테크를 해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
안 먹고, 안 입고 아껴서 1억을 만들었다.
주식으로 5천을 넣어, 1억을 만들었다면 그것도 1억을 모은 것이다.
절약을 하든, 투자를 하든, 부업을 하든 1억부터 모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1억을 모으면 2억, 3억은 충분히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도 점차 빨라진다. 나중에 자녀가 결혼할 때 '1억'은 스스로 모아볼 수 있게 경제 교육을 시킬 생각이다. 자녀의 배우자 역시 직장생활 5~7년 차임에도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1억'도 모아본 적이 없다면 배우자로서 적절치 않다고 여겨질 것 같다.
왜 이렇게 1억부터 강조하는지, 1억이 가진 의미를 <1억이 어떻게 스스로 돈을 만드는지 예시>를 통해 보여주려고 한다. 1억을 S&P500에 넣어둔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꺼내지 않는다. S&P500의 연평균 수익률 12%로 계산해 보겠다.
무려 20년 뒤에는 약 9.6억, 거의 10억에 가까운 돈을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