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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즈빌 Mar 07. 2025

불황에도 승리하는
패션 앱 마케팅의 비밀

국내 패션업계 지형도로 살펴본 바이럴 콘텐츠의 힘

2024년 소비침체는 패션 업계를 뒤흔들었습니다. 국내 주요 패션 5개사 중 부동산 금융사업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LF를 제외하고는 4개 사의 영업 이익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가 이어졌습니다(기사 참고: '패션업계, 경기침체 직격탄...올해는 나아질까', BizWatch)


이러한 실적 악화는 곧바로 마케팅 예산 축소로 이어졌습니다. 2024년 패션 업계의 리워드 광고비는 2023년 대비 86%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특히 패션 플랫폼보다 자사몰을 운영하는 브랜드들의 광고 축소 폭이 더욱 컸습니다(출처: 버즈빌 <2025 리워드 광고 트렌드 리포트>).


그러나, 모두가 어려웠던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들은 얇아진 지갑 탓에 예쁜 티셔츠 3장 살 것을 1장으로 줄이긴 했어도, 소비를 완전히 멈추지는 않는 법이니까요. 2024년, 패션 시장에서 승리한 브랜드들은 누구이며, 이들은 2025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소수의 브랜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들의 성장 비법을 확인해보아야 할 때입니다. 


2025 패션업계 지형도


'종합패션몰' 카테고리: 눈에 띄는 중장년 쇼핑몰의 성장, 포스티

<모바일인덱스> 기준 '패션/의류' 업종 중 '종합패션몰' 상위 앱을 비교해 보았을 때 2024년 대비 2025년 성장세를 보였던 앱 중 하나는 포스티(Posty) 입니다. 2024년 2월 대비 2025년 2월 앱 지표를 관찰해 볼 때, 무신사-29cm-Wconcept의 3대장을 뒤흔들 순위 상승은 없었지만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죠. 2023년 479억 원 규모에 머물렀던 거래액은 2024년 10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중장년층을 타겟으로 한 쇼핑몰은 현재 포스티의 성장으로 퀸잇과 포스티, 완전한 양강구도로 굳어진 모양새입니다(모바일인덱스의 소분류 카테고리 상, 퀸잇은 여성패션에, 포스티는 종합 패션몰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2024년 대비 2025년 2월 포스티의 성장 지표

•거래액: 2023년 479억 원 → 2024년 1000억 원 돌파

• 전체 사용자 수: 861,278명(전년 대비 +47% 증가) 

• 업종 사용자 점유율: 8.96%(전년 대비 +2.51% 증가) 


버즈빌이 관찰한 포스티의 성장 요인

• 브랜드 패션을 아울렛 가격으로 판매하는 전략으로 중장년층 공략

• 무료 배송 프로모션과 적립금 지급을 통한 첫 구매 유도

• 코어 소비자를 타깃으로 PB 브랜드 론칭과 적극적인 라이브쇼핑 운영


퀸잇의 성장세와 더불어, '양강 구도'로 굳어진 메시지는 포스티에 오히려 호재로 동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4050 여성층을 주요 유저로 끌어모은 퀸잇과 포스티, 퀸잇이 앞서 달리고 포스티가 현재 그 뒤를 바짝 뒤쫓는 모양새입니다. 포스티는 퀸잇과의 차별점으로 PB브랜드와 라이브쇼핑을 내세웁니다. 이미 홈쇼핑에 익숙한 유저에게 모바일 라이브쇼핑은 조금 더 작은 화면에서 다양한 방송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셈이니까요. 포스티의 PB브랜드인 '잇파인'은 소재에 예민한 유저의 특성에 맞게 '섬세하게 스며드는 아름다움'을 브랜드 메인 슬로건으로 내세워 울 100% 등의 감각적인 니트웨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여성쇼핑' 카테고리: 에이블리&지그재그의 시장 흡수

가장 뜨거운 여성 쇼핑 카테고리의 순위는 큰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만, 숫자를 뜯어보면 사정은 다릅니다. 상위 3개의 쇼핑 플랫폼이 야금야금 나머지 유저를 조금씩 끌어들이고 있는 형국입니다.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에이블리는 2024년 2월 MAU는 470만 명이지만, 25년 2월, 40만 정도가 증가한 51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지그재그도 마찬가지입니다. 250만의 MAU가 1년 새 310만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3위는 앞서 언급한 포스티와 유사한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는 퀸잇입니다. 


2024년 대비 2025년 2월 MAU 변화

• 에이블리: 470만 → 510만(+40만 증가)

• 지그재그: 250만 → 310만(+60만 증가)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에이블리 VS 지그재그

에이블리와 지그재그, 언뜻 보면 똑같은 전략으로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속내는 완전히 다릅니다. 에이블리는 1020, 주로 GenZ를 타깃으로 콘텐츠를 앞세웁니다. 반면, 지그재그는 30대까지 발을 넓혀 20대의 유저를 프라임 고객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강조합니다. 


(1) 유저 데모그라픽 데이터(모바일 인덱스 기준 2024년 2월부터 최근 1년간 MAU 집계)

• 에이블리: 10대 28.87%, 20대 32.3%, 30대 17.48% 

• 지그재그: 10대 18.79%, 20대 48.98%, 30대 16.51%


(2) 앱에서 드러나는 차별화 포인트

• 에이블리: '콘텐츠' 탭 내에서 AI채팅부터 요즘 코디까지, 유저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에 방점 

• 지그재그: 소호를 넘어, 다양한 브랜드 입점 확정을 통해 커머스 기능에 방점


MAU만으로 판단했을 때는 에이블리가 압도적인 격차로 지그재그를 앞선 듯 보이지만 거래액의 경우 정반대의 모양새입니다. 지그재그는 단 한 번도 1위의 아성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에이블리VS지그재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에이블리 vs 지그재그, 진짜 1등은 누구일까요? 아티클을 추천합니다). 


그렇다면, 에이블리와 지그재그의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다를까요? 에이블리 마케팅 팀은 브런치 글을 통해 두 가지 주요 전략을 밝히고 있습니다. 첫째, LTV 관점에서의 고가치 유저 획득을 위한 미디어 믹스 최적화, 그리고 둘째,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한 인지 기여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구매할만한 유저를 찾아야 하고, 패션 업종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디폴트로 먹히니까요. 


버즈빌이 관찰한 에이블리의 전략은 오히려 '바이럴을 만드는 커뮤니티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패션 플랫폼인데 유저가 웹툰과 웹소설을 보게 만들고, 연애운을 점치고, AI채팅을 통해 마치 남자친구와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무엇보다, 스타일링 콘텐츠를 직접 업로드하게 만듭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유저는 에이블리를 습관적으로 켜고 기타 콘텐츠를 열람하다가 자연스럽게 스타일 코디를 확인하며, 패션 인플루언서의 착장을 따라 사게 됩니다.


반면, 지그재그는 꽤나 커머스의 문법에 충실합니다. 입점 쇼핑몰을 소호몰 중심으로 넓히는 데에 그치지 않고 빅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시작했고, <브랜드 랭킹>을 통해 핏이 좋으면서 가격까지 괜찮은 낯선 브랜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요약하자면 '브랜드 중심의 큐레이션 전략'을 펼칩니다.


여기에 더해 (당연하게도) 입점 쇼핑몰 별 할인쿠폰을 포함한 다양한 CRM 메시지, 그리고 AI기반의 개인화 추천 전략이 유효하게 동작하고 있습니다.


'남성쇼핑' 카테고리: 무신사거나, 니치하거나

그렇다면, 남성쇼핑 카테고리는 어떨까요? 남성 유저만을 중심으로 패션/의류 카테고리 전체 랭킹을 분석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0대부터 40대까지의 연령대에서는 무신사가 압도적인 1위를, 50대와 60대 카테고리에서는 퀸잇이 1위로 꼽힙니다. 그리고 2위에는 한정판 상품 거래 플랫폼인 크림이 랭크되어 있습니다.


다만, <남성패션> 카테고리만 별도로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은 상위 앱 순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이블리가 론칭한 남성 전용 쇼핑몰인 4910을 필두로 하이버, 룩핀, 애슬러가 뒤를 따릅니다. 눈에 띄는 지점은 4XR, 바이모노-빅사이즈 전문 쇼핑몰, 댄블-직장인 남성 패션앱과 같이, 명확한 타깃을 노린 쇼핑몰이 순위권 안에 진입해 있다는 점입니다. 


크림처럼 한정판 상품만을 모으거나, 4XR과 같이 빅사이즈 상품을 취급하는 쇼핑몰, 즉 니치하게 접근하는 플랫폼이 남성 유저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즉, 이 시장은 무신사가 지배하되 꽤 큰 격차로 기타 쇼핑몰이 뒤를 따르는 형국입니다. 무신사의 남성 유저가 평균 MAU가 2백만을 상회하고, 크림의 남성 유저는 85만, 그리고 4910 앱의 남성 유저가 45만에 불과한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4910>의 성장에 주목해야 합니다. 4910은 2024년 2월 MAU가 5만 3천 명에 불과했지만, 1년 52만 6천 명으로 그야말로 10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1년간 10배 이상 성장한 <4910> 

4910은 에이블리에서 유효하게 작용한 AI기반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강력하게 장착하면서도, 카테고리의 세분화에 더욱 힘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앱 다운로드 후 온보딩 화면에서부터 '인지도 있는 브랜드', '가성비', '보장된 퀄리티'와 같은 카테고리 중 원하는 옵션을 선택하게 만들어 취향을 수집합니다. 메인에서는 축구, 러닝, 빅사이즈와 같은 남성 쇼퍼에게 필요한 정확한 키워드를 아주 구체적으로 나열한 모습입니다. 개별 카테고리를 누르면, 각 상품을 상단에 나열하는 게 아니라 (해당 키워드 상품을 포함한) 조합 코디 추천 모습을 가장 상단에 보여줍니다. 그야말로, 코디 추천을 통해 귀차니즘을 해결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에이블리에서도 먹힌 바이럴 콘텐츠-UGC 활용 전략

그리고 에이블리에서 강화했던 '바이럴을 만드는 커뮤니티 전략'을 가져왔습니다. 에이블리가 이미 수많은 유저를 확보했다면, 4910은 유저의 모수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전면에 '상품 공유 리워드'를 내세웁니다. 일명 4910 크루를 모집하여 SNS에 자발적으로 상품을 업로드하고, 이것이 유저에게 다시 리워드로 환급될 수 있는 싸이클로 유저의 모수를 넓혀갑니다. 



다시 말해, 4910은 단순히 제품을 나열하는 쇼핑몰이 아니라, 남성들이 ‘어떻게 입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AI 기반 개인화 추천과 코디 제안을 결합하고,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UGC 기반 커뮤니티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빠른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2025년 패션 마케팅의 핵심은?


4910의 성공 사례에서 보듯, 패션 시장에서 승리하는 브랜드는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소비자와 긴밀한 상호작용을 형성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추천: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을 선제적으로 제안
커뮤니티 기반 바이럴 마케팅: 사용자 참여(UGC)를 유도해 자발적 확산
니치 타겟팅 전략: 특정 소비층(예: 중장년 여성, 남성 빅사이즈 패션)의 요구를 정밀하게 공략


2024년 소비 침체 속에서도 브랜드를 진정성 있게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기업들은 성장했습니다. 2025년, 패션 마케터들이 고민해야 할 것은 단순한 ‘광고비 투입’이 아니라,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만드는’ 마케팅 전략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패션 플랫폼과 브랜드는 소비자가 머물고, 공감하고, 스스로 전파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초기 모수 확대를 위해 고가치 유저를 타겟으로 미디어믹스를 최적화하여 마케팅 비용을 가장 효율 좋게 쓰는 과정은 언제나 마케터에게 남겨진 숙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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