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
이번 사건에 유독 화가 나는 이유는 저들이 직접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데 있다. 이 정부 들어 유독 많이 발생하는 사건들은 (백번 양보하여) 사후 대처의 영역이었다. (나는 인정할 수 없지만) 그들의 남탓이 먹힐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관점에서 보아도 관계부처 세 곳의 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정부 행사였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정부 주도로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하질 않나. 코미디를 넘어 공포 호러 고어물이 따로 없다. 행안부장관은 사전에 그 뙤약볕을 가고도, 수도꼭지에서 뜨거운 물이 흘러나와도, 늪지대와 이동식 화장실을 보고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그 자리에 같이 있던 공무원인지 지자체장인지 모를 그 사람들은 옆에서 굽신대고 아첨하는 걸 보고 피가 거꾸로 솟는 줄 알았다. 어쩜 저렇게 죄다 상상력이 없을 수 있나. 그 처참한 환경을 보고도 무엇이 문제인지 상상하지 못한 채 단체로 허허실실 웃는데 사이코패스가 아니고 뭔가. 이것이야말로 한나아렌트가 말한 악의평범성 아닌가. 첫날 수십 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소방대원이 행사를 중지해야 한다고 했는데도 막고, 문제가 발생하니 해결은커녕 취재를 제한하고, 위원장이라는 사람은 나와서 자신들이 예상한 수준이라느니, K팝 때문에 아이들이 그랬다느니, 미치광이 같은 말을 대놓고 했다. 위원장 이 사람은 갈수록 가관인데 퇴소하는 국가들을 보며 너무나 신속하게 결정되어 미처 파악을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 무슨 황당무계한 말인가. 행정은 신속이 핵심이다. 책임자가 정확히 사태를 보고 구체적으로 지시하여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탁상행정에 남탓만 할 것인가. 자격 없는 사람들이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가서 아이들을, 사람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 이번일 끝나면 죄다 내려와야 할 것이고, 내려오지 않는다면 끌어내야 한다. 더 놓아두었다간 앞으로 더 어떤 일이 생길지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 숙소가 가장 문제다. 폭염에 늪지대에 벌레가 들끓고. 사람이 죽어도 이상하지 않는 환경이다. 애들 벌레 물린 사진 봐라. 저거 평생 간다. 안 없어진다. 코로나 집단 감염도 의심되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분리시켜 전국으로 흩어 놓아야 한다. 가장 문제인 숙소부터 어떻게든 옮길 생각을 해야 하는데 한참 뒤에 나온 대통령실의 지시라는 게 문화프로그램으로 교체하라니. 이 정부는 문제 해결 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태 파악도 되어 있지 않고 그렇다고 남 이야기를 들을 줄도 모른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연맹에서 조기 종료를 권했는데도 끝까지 강행한다니. 지금 캠프에 몇 명이 남았는지 파악도 못하고 있으면서 왜 무능력함을 인정하지 않나. 자신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사리분별력도 없는데 똥꼬집은.
나 같은 평범한 인간도 아는 사실을 모르는 자들이 저 위에서 군림하고 호가호위하고 있다는 사실에 매일 환멸과 좌절을 느낀다. 희망 없음에 뉴스를 멀리한 지 오래다. 뉴스만 보면 부아가 치밀어 멀리하는 중인데 이번에 들려오는 소식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담벼락에다 대고 욕이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 일어나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 사태를 보고도 화가 나지 않는다면 그건 당신도 문제가 있는 거다.
문제가 있으면 남탓이 아닌 해결을 해야 하는 게 정부의 몫이다. 직원이 퇴사하여 새 직원이 와서 일한 지 일 년이 넘었는데 CS 문제가 발생했다면 누구 책임인가. 퇴사해서 없는 전임 직원을 탓할 것인가. 너무나 명백한 사실 앞에서 왜 남탓을 왜 하며, 왜 평론가/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나와서 그 말을 두둔하고, 왜 매체는 그들의 비논리를 논리인양 퍼뜨리고, 왜 사람들은 그 말에 부화뇌동하는지. 대체 왜!!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지! 답은 하나다. 자격 없는 자들이 최고의 권력을 쥐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머리 조아리는 인간들이 그 밑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그 권력을 사람들이 쥐어주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 반성해야 한다. 그 사람들! 이 사태를 보고도 반성하지 않으면, 다른 쪽이 되어도 똑같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당신도 문제가 있는 거다. 결국 그 시대에 그 국민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 거고 사람들은 죽어나가고 나 같은 사람은 시름시름 앓을 뿐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들려 오는 도로 위의 구급차 사이렌 소리에도 덜컥 심장이 내려앉는 요즘이다. 또 무슨 일이 생겼나. 큰일이 아니어야 할 텐데. 비가 오면 침수되는 사람이 없어야 하는데, 더우면 아이들에게 별일 없어야 하는데, 왜 이런 것까지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세상이 되었는지.
아무리 돈이 중요해도 이 세상은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다. 사람이 먼저다.
p.s 이 상황에서 폭리 취하는 GS 너 불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