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3

덕봉이 천사 된 날

by 숨표

네가 천사가 된 지 어느새 50일이 넘었고 계절도 여름을 향해가고 있다. 바쁜 봄을 보내면서도 너의 빈자리는 빈틈없이 가득 느끼고 있다. 그렇게 아픈 봄은 회복되지 못한 채 지나간다.


벚꽃이 만개한 걸 보며 창가에서 봄햇살을 만끽했던 너를 떠올리고, 나의 어린 시절이 아닌 너의 어린 시절을 찾아보는 어린이날을 보냈다.

우리 영원한 7살 어린이 덕봉아 잘 지내고 있지?


너의 사진과 영상을 보면 너를 떠올리던 내 감정과 너를 만지던 내 감각이 살아난다. 참 신기하지. 아직도 네가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 사라지지 않아. 그럴 때면 믿기 힘든 이 현실이 더 믿기지가 않아서 피가 멈추고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든다. 정말 찰나인데 말이야.

그리고 너를 떠올렸을 때 울지 않는 법은 여전히 터득하지 못했다. 감성에 잔뜩 젖어있던 20대에 평생 흘릴 눈물은 다 흘렸다 생각했는데, 30대의 눈물샘도 정상 작동 중. 너는 내 인생에서 너무 많은 걸 알려줬구나.


너는 나의 20대 청춘을 가득 채워주곤 서른의 봄에 홀연히 날아가버렸다. 너도 스무 살이 돼서 대학교 꼭 입학하자고 했는데, 평균수명 반도 못 살고 그렇게 빨리 가버리면 어떡해. 대학교는커녕 초등학교도 못 들어가고 떠나버렸다. 그게 자꾸자꾸 마음이 아프지만, 너의 그 길지 않았던 묘생에서 행복한 기억이 많았길 바랄 뿐이다. 너의 존재가 우리에게 그랬듯, 우리의 존재도 너에게 그랬길 바라.


시간이 약이라고 하지만 자꾸 떠오르는 너의 존재가 내성을 일으킨다. 곁에 있어주던 네가 자꾸 떠올라서 이 밤은 결코 무뎌지지 않을 것 같다. 너무 보고 싶다. 너무 그립다. 내 눈물샘뿐만 아니라 감정샘의 깊이를 알려준 너로 인해 나는 오늘도 생의 감각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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