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숨은 비즈니스 모델 찾기
나의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는 사업 아이템이다.
비즈니스 모델이 뭐야?
귀국 후 나의 현실은 40대 경단녀. 앞으로 내 삶의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고민을 했다. 그동안의 경력들을 나열해보니 주택전시관 , 면세점, 레스토랑 디스플레이, 웨딩드레스 샾, 식당 운영, 결혼정보회사 웨딩플래너 등 참 다양한 일을 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하지만 과연 이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고 오랫동안 잘할 수 있는 게 가능할까? 우선 디스플레이어 일은 경력단절 10년과 나이에서 패스. 드레스 샾과 식당 역시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하기에 리스크가 걱정되어 패스. 웨딩플래너는 가뜩이나 비혼 주의 젊은 사람들을 설득해 결혼시키는 일에 남은 생을 바칠 자신 없어 그것도 패스. 이래서 사람들이 공무원이나 전문직을 선호하는 이유였나 씁쓸했다. 하지만 나에겐 남은 카드가 한 장 있었으니 낯선 이국땅에서 출산한 한국 산모와 신생아를 돌보던 나의 경력. 아기들을 돌보는 나의 실력에 산모들과의 소통이 꽤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렸다. 서비스 문화가 한국의 그것과 다름을 보면서 당시에 아! 우리나라도 이런 서비스를 받으면 좋겠다는 소소한 생각들을 했었는데 이런 것들을 잘 포장하면 뭔지 모르지만 그럴듯해 보였다.
출산율을 걱정하는 이 시점에서 출산한 아기와 산모들 관리도 소홀하면 안 된다는 나의 주장이 트렌디하지는 않아도 정책적으로 필요한 사업이란 확신이 들었다. 그래! 비즈니스 모델을 이거로 하자! 사업 아이템이 뭐 별건가? 내가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거로 돈 벌면 그게 성공인 거지. 그렇게 나의 사업 아이템은 10년간의 경험에서 씨를 뿌리기로 정했다.
경험에서 찾은 사업아이템뜻밖의 기회
사회서비스업은 일반 사업자와 달리 자격요건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사회복지사 자격 취득이었다. 당장 창업을 하지 않더라도 시간을 필요로 하기에 곧바로 속성과정으로 등록했다. 낮에는 아기와 산모를 만나고 밤에는 온라인 수업을 듣는 것이 생각보다 버거웠지만 미래를 위한 과정이라서 즐거웠다. 출산을 한 산모와 신생아를 돌보는 현장 경험은 나에게 커다란 기회였다. 직접 만난 산모들과 신생아의 환경과 정서는 다양했고 그들의 데이터가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그들을 위한 서비스 사업을 하려면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하고 고민해야 하는 게 제공자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위치를 기반으로 둔 선박 내비게이션을 개발하는 회사를 다니는 동생은 평소 업무능력과 실력이 좋아 사내 벤처에 관심을 두고 팀원들과 start-up에 도전을 했었는데 여러 차례 떨어진 터라 개인적으로 안타까워하던 참이었다. 동생은 마지막으로 대표가 여성이어야 하는 여성 특화분야로 관심을 돌렸고 나를 떠올렸다고 했다. 자신의 기술과 나의 사회서비스를 접목해서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함께 해보자는 제의를 해왔다.
뭐? 날보고 스타트업 대표가 되라고?
start-up 지원을 해봤다는 사람은 있어도 됐다는 사람은 없다
어차피 창업계획을 하고 있었기에 동생의 제안에 관심이 쏠림과 동시에 젊은 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의욕에 힘을 주고 싶어 굳이 이것저것 잴 필요가 있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막말로 된다는 보장도 없고 대출이 아닌 창업지원금을 최대 1억이나 준다는데 나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어 흔쾌히 승낙을 했다.
start-up. 주변에서는 한 다리 건너 지인들이 지원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됐다는 말은 못 들었다며 정확한 조언을 구할 데가 없어 진입장벽이 높음을 깨달았고 반신반의하며 창업 관련 책을 주문했다.
start-up 알고는 시작해야지팀 구성은 처음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팀 구성은 대표인 나를 제외하고 팀원은 3명이었다. 사실 계획단계라서 미처 내가 염두하지 않고 놓친 부분이었는데 초기 사업에는 열정 페이로 달려들더라도 대표 입장에서는 4대 보험부터 임금 등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기에 충분히 감안하고 팀을 구성해야 했다. 암튼 아이러니하게 대표인 내가 중간에 투입되는 조금 이상한 모양새로 출발했다. 그래 뭐 된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