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제주도에서 꼭 봐야할 풍경
제주 중산간,
보롬왓이라는 넓은 정원이 있다.
이곳엔 유채꽃도 피고, 메밀도 펼쳐지지만
이번에 걷게 된 건 수국이 피어난 길이다.
보롬왓 바깥 정원으로 나가면
왼쪽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고요하게 펼쳐진 수국밭을 만날 수 있다.
이 길은 다른 어떤 곳보다 파란 수국이 유난히 많다.
푸른빛이 짙어지기도 하고,
연하게 퍼지기도 하면서
수국의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곳엔
‘별수국’이라는 특별한 품종도 함께 자라고 있다.
잎 끝이 별 모양처럼 갈라져 있어
처음 보면 조금 낯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매력적인 얼굴이다.
보롬왓의 수국밭이 단순히 예쁜 걸 넘어
조금은 다르게 기억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수국은 보통 6월 초면 만개하지만,
보롬왓은 중산간에 위치해 있어서
다른 지역보다 1~2주 정도 개화가 늦다.
그래서 제주 전역에서 수국이 끝나갈 무렵에도
이곳에서는 여전히 피어나고 있는
수국을 만날 수 있다.
최근에 방문했을 때 봤던 수국은
6월 중순은 넘어야 할 것 같았다.
흙길을 따라 걷는 동안
양옆으로 펼쳐진 수국이 바람에 흔들리고
그 속에서 천천히 사진을 찍거나,
그저 머물며 꽃을 바라보는 시간이 쌓여간다.
특히 이 곳은 메인 정원과
거리가 있어서 전체가 붐비지 않고
수국밭은 그중에서도 더 조용한 편이다.
자연스레 여유를 갖고 산책할 수 있어서 좋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고,
입장료는 6,000원이다.
주차 공간도 넉넉하게 마련돼 있어
차를 타고 와도 부담이 없다.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공간이지만
어쩐지 마음은 더 가라앉는 느낌이 있다.
푸른 수국길을 따라 걷다 보면
소란스러운 계절 속에서
조금은 조용한 나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