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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과 더불어 서울의 부자동네의 대명사격인 동네 일 것이다. 이는 과거의 TV 드라마의 재벌집들이 이 두 동네에 주로 있었다는 것에서 기인할 것이다. 굳이 몰라도 되는 사실을 드라마에서 우리들에게 알려 주었다. 지금은 불필요에 의해서 집전화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집마다 집전화가 있었다. 그런 재벌이 등장하는 드라마에서 집에 전화가 오면 전화를 받는 사람이 누구든 일반적인 '여보세요' 대신에 동네이름을 말했었다. '성북동입니다' 이렇게. 지금 생각하면 오글거림의 끝을 달리지만 당시엔 그랬었고 당시의 생활을 보여주는 드라마에서 그랬으니 실제로도 그랬을 것이라 추정해 본다. 그렇게 이 동네 역시 성북동과 더불어 가장 많이 언급되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 동네는 부자동네가 맞다.
20대 후반시절 알고 지내던 분이 이 동네에 살았었다. 덕분에 나는 그분이 사는 집 안에 들어가 봤었다. 이전에 '성북동'을 소개하는 글에서도 아는 사람 덕택에 그 동네에 있는 저택에 들어가 봤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러고 보면 난 운이 참 좋은 것 같다. 당시에 그분이 사는 집의 정원 관리만에 들어가는 비용이 1년에 몇천만 원은 들어간다는 말을 들었었다. 당시 나는 '정원 관리'라는 것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기였기 때문에 '아~ 그렇군요'라고 영혼 없이 답을 하며 '그렇게나 많이 들어가나?'라는 무지에서 오는 의문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훗날 정원관리에 대한 개념이 생긴 후 충분히 그 정도 비용이 들어가겠다고 수긍했었다. 동네의 특성상-특히 언덕 위에 있는 저택들과 빌라들-지금 세대보다는 그 이전 세대부터 살던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부모 혹은 조부모세대부터.
그리고 이 동네에는 이 나라 가요계 역사에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원래도 신비주의의 원조격인 사람이다 보니 현재는 살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한동안 언론에 노출을 하던 시절 이 동네의 살고 있었고, 국민예능에 본인이 사는 집까지 공개를 했었다.
성북동과 비슷하게 '배산임수'중 '배산'을 정통으로 맞은 동네답게 사는 분 말을 빌어 겨울에는 다른 서울 지역에 비해 2도 정도 낮다고 한다. 실제로 꽤나 가파른 경사로 이루어진 동네이다 보니 그리고 대부분 거주하는 사람들이 자차를 이용해서 다니다 보니 폭설을 대비해 동네 경사로 아래 열선이 모두 깔려 있다. 내가 처음으로 도로 밑에 열선을 깐다는 것을 안 것도 이 동네였다. 지금은 꽤나 많이 상용화되었지만.
오래된 동네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접근성이 좋은 동네가 아니고 거주민들의 연령층 역시 일정 수준이상이다 보니 동네가 활기가 있거나 하지는 않다. 집들의 사이즈와 담들의 높이가 주는 위압감과 그로 인해 대단히 높은 수준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반면, 그로 인해 외부인들에 대한 배타적인 모습도 보여주긴 한다.
서울에서 가장 좋은 예술고등학교 중 하나인, 그리고 학교 폭력이 없다고 알려진 학교가 있는,
그들의 하교시간에는 그래도 동네의 활기가 넘치는,
그런 동네,
평창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