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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런남자 Dec 30. 2023

그런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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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름휴가보다는 연말휴가를 가는 편이다. 여름휴가 시즌엔 너무 사람들도 많고 가격도 비싸고, 그리고 너무 덥다. 여름엔 그저 에어컨이 잘 나오는 사무실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게 연말이면 1주일 정도 휴가를 간다. 코로나 시국 전에는 해외로 갔었으나 코로나 이후로는 계속 오늘 소개할 이곳에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갔던 해외 연말 휴가가 2018년 말 일본 삿포로였다. 그리고 코로나 시국이 시작되었고 연말 휴가를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을 하던 시기에 이 동네의 이 숙소 알게 되었고 첫 방문 이후로 이번까지 3번의 연말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다.


난 이곳에 항상 3박을 한다. 서울에서 거리가 좀 있는 곳이라 1박만 하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고 2박도 좀 짧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이곳에 가는 처음부터 항상 3박을 한다. 1박의 가격이 저렴하진 않지만 서울 근교 및 경기권에 비슷한 수준의 숙소에 비하면 그래도 합리적인 편이다. 항상 갈 때마다 3박을 하고 1년에 한 번 가긴 하지만 항상 같은 시기에 가기도 하고 아저씨 혼자서 여행을 하는 것이 특이했는지 숙소의 사장님과도 나름의 내적 친밀감이 생겼다. 예약을 하고 연박을 예약을 하기 위해 연락을 하면 항상 반갑게 알아봐 주시고 친절하게 응대해 주신다.


이곳은 사람들이 잘 모르긴 하지만 한국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그리고 '다도해'라고 불리는 동네 중 하나이다 보니 크고 작은 섬들이 있다. 내가 가는 숙소는 이곳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여럿 섬들 중 하나에 있다.


그리고 이곳은 조선소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국내 대기업들의 조선소가 모두 모여 있다. 그래서 조선소 경기가 좋았던 시기엔 이곳의 사는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상당했었다. 그러던 중 조선소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동시에 동네 경기마저 얼어붙었었다. 내가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조선소 경기가 대단히 안 좋아서 조선소 직원을 거의 보질 못했었다. 하지만 작년에 갔을 때는 대기업 조선소의 옷을 입고 점심시간에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봤었다. 올해도 조선소 경기는 좋은 편이라서 동네 전체의 분위기도 상당히 좋아 보였다.


옆에 있는 여수와 남해, 통영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지금은 워낙 관광지로 유명해진 여수와 남해는 사람들도 많기도 하고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따라오는 유명세가 있다. 예를 들면 바가지요금이라던지 등. 하지만 이곳은 위의 동네들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들만큼은 관광지로 유명하지 않아서 훨씬 조용하고 사람들도 적다. 그런 점이 내가 항상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동네에도 나름 유명한 관광지들이 있다. 아무리 사람이 적은 동네라고 해도 관광지엔 사람이 많기 마련. 난 이 곳의 관광지를 가본적이 없다. 그저 사진으로 보고 소문만 들었을 뿐.


여행의 목적이 '쉼'이기에 그 목적에 맞는 행동만 하고 오는,

그런 행동을 함에 있어 나에겐 너무도 최적인,


그런 동네,

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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