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의 형태: 그만두기 vs. 때려치기
많은 회사들이 생겨나고 더 많은 회사들이 없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입사 과정을 거쳐 입사를 하고, 또 꽤 많은 사람들이 입사 과정에 비하면 너무도 간단한 과정을 통해 퇴사를 한다. 그런 퇴사에 대해서 오늘은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퇴사의 두 가지 큰 마음 가짐의 형태인 '그만두기'와 '때려치기' 가 그것이다. 혹자들은 그 두 가지가 무슨 차이가 있냐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엄연히 단어 자체가 다른 형태로 생겼고, 다른 형태라고 하는 것은 쓰는 방법이나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용해서 사용한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봤을 때 '그만두기'와 '때려치기'는 같다. 즉, 이직을 하거나 혹은 다시 구직 시장에 발을 들여놓거나. 하지만 당사자들에겐 그만두는 이유와 때려치는 이유가 엄연히 다들 수 있고, 그 원인 역시 다를 수 있다.
먼저, '그만두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하던 일을 그치고 안 하다'라는 의미로 나와 있다. 국어대사전에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함에 있어서도 뭔가 격한 감정이 느껴지지는 않다. 본인의 의지로 혹은 피치 못할 외부의 사정으로 인해하던 일을 그만 하는 어감이 강하다. 이것을 회사에 적용해 보자. 본인이 하던 일이 너무 좋고 일하는 게 즐거운 직장인이 있을 수도 있지만 많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의 회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회사의 위치가 맘에 들어서,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좋아서, 처우가 좋아서 등-로 꽤 있다. 이런 회사를 나가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본인이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다른 꿈을 위해서 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본인 스스로가 그렇게 결정하는 부분이라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외부의 사정 즉,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져서 팀이 해체되거나 혹은 구조조정으로 인해 권고사직을 당하거나 하는 경우는 회사에 '돈' 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저히 비즈니스를 정상화할 수 없는 경우 발생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그만두기'를 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있다. 모든 사람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공유되고,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이 공감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만두기'는 물거품이 되고 '때려치기'가 될 수밖에 없다.
'때려치기', 단어 자체로도 충분히 화가 나 있어 보인다. 그리고 그런 화가 느껴질 정도로 나오는 과정이 순탄하진 않을 것이다. 왠지 단어에 어딘가를 나올 때 누군가를 때리거나 치고 나와야 할 것 같다. 이처럼 어떤 일을 때려치는 것은 그 행위 자체를 하는 주체는 '나' 이긴 하지만 원인이 '나'는 아닐 가능성이 있다. 회사 내에서 부당한 대접을 받았다던지, 그게 조직에서건 사람에게서 건. 금전적인 부분 때문에 일을 때려치는 경우도 꽤 많이 있다. 하지만 나의 경험 상 돈이 '때려치기' 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다. 내 경험상, 그리고 내 생각으로는 '때려치기' 의 직접적인 원인은 '신뢰'의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동의할 것이고, 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돈이라고 하는 것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없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즉, 안타깝게도 꽤 많은 사람들에겐 꾸준히 계속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진에 대한, 같이 일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고 일하고 있는 조직 혹은 회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버리면 사람들은 그곳을 때려치게 된다. 그리곤 사람들에게 "나 때려쳤어" 라고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퇴사에 관해 물어볼 때 나는 항상 이 두 가지-'그만두기'와 '때려치기'-를 구분해서 말을 한다. 어떤 곳은 그만두었고 나머지 곳은 때려치웠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각각의 이유 때문에 그렇게 말을 한다. 사람들은 한두 달 급여가 체납된다고 해서 회사를 때려치진 않는다. 일반화할 순 없지만. 하지만 회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버리면 그 회사를 때려치게 된다. 혹자들은 급여가 안 나오는 회사는 바로 탈출하라고 조언을 한다. 나도 그 조언에 100% 동의한다. 하지만 어떤 회사 혹은 조직에서 나오는 것에 대한 결정은 오롯이 본인의 몫인 것이고 그것을 결정함에 있어서 고려해 봐야 하는 것들 역시 본인이 정해야 할 사항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하자면 그만두던 때려치던 결과적으론 같다. 결과가 같기 때문에 과정이 같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때려치기' 에 비해 '그만두기'가 더 낫거나 더 좋은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같은 결과라도 그 과정 자체는 다를 수 있음을, 그냥 그것 자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