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입사를 고민할 때 '꼭' 생각해봐야 할 몇 가지
새 학기가 시작된 3월은 동시에 취직의 시즌이 시작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누군가에겐 새로운 경험과 환경의 설렘을 주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본인의 새로운 상태-소위 말하는 취준생-에 두려움과 불안함이 있는 시기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 혹은 공기업에 입사를 희망하고 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수가 본인이 직접 창업을 하고자 하고 혹은 스타트업에 취직을 하고자 한다. 이 글은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대기업, 공사 취업 희망자- 들은 믿고 안 봐도 되는 글이다. 하지만 후자들은 한번 정도는 읽어보고 스스로에게 꽤 많은 질문을 해 보길 바란다. 스타트업을 상징(?)한다고 하는 세 단어- #디지털, #수평 #자율- 로 설명하고자 한다.
#디지털
이젠 누구에게나 익숙한 단어이다. 아날로그의 완전 정반대 단어는 아니지만 반대말처럼 통용되어 사용이 되고 있다. 디지털은 기본적으로 0과 1로 구성된 2진법이다.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는데 저런 2 진법 따위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도 참 아이러니하다. 아무튼. 세상 거의 모든 스타트업은 디지털 기반에서 비즈니스를 만들고 개발해 나가고 있다. 어찌 보면 디지털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면 스타트업이란 기업 형태 역시 생겨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스타트업과 이진법이다.
스타트업은 대단히 연약하고 불안정한 형태의 기업 형태다. 기업 혹은 비즈니스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사라져 간다. 즉, 0은 '스타트업이 망하는 것' 그리고 1은 '스타트업이 안 망하는 것'이다. 1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성공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단지 안 망하는 수준으로 근근이 비즈니스를 이어나가는 스타트업들이 망하는 스타트업만큼이나 많이 있다.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고생하면 두둑이 스톡옵션을 챙겨서 꽤 많은 돈을 단기간 안에 벌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입사 혹은 창업과 동시에 죽을힘을 다해서 일하고 때마침 운도 기가 막히게 따라줘야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수평
스타트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 일 것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 '수평적인 의사결정' 등등.
그럼 먼저 '수평'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가야 할 필요가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기울지 않고 평평한 상태'이다. 그럼 우선 기울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기울지 않기 위해서는 무게가 같아야 한다. 부피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무게가 같으면 평평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럼 '무게'라는 개념을 조직에 가지고 오면 어떤 개념과 병치가 될까? 경험? 지식? 정보의 양? 모두가 병치 가능하다. 하지만 나의 경험 상 스타트업에 가장 적합한 것은 'commitment의 수준'이다. 본인이 창업자가 아닌 그냥 일반 스타트업의 팀원으로써 어느 정도의 commitment를 보일 수 있는지, 그게 창업자와 동일한 수준이어야 한다. 최소한 초기 팀원인 경우-나는 그 사람들을 주로 사번 15번 이내의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한다- 는 더더욱 그렇다. 이건 회사의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구태의연한 말이랑은 다르다.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은 회사 주인만 가지면 된다. 이건 본인의 일에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과 더 비슷하다.
#자율
'수평' 이 스타트업의 조직문화를 설명하는 데 자주 사용되는 단어라면 '자율'은 주로 복지와 관련된 부분에 많이 사용되는 단어이다. '자율출근' '자율복장' 등등. 지금 20대들은 얼마나 자율 속에서 살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내가 자율을 실행할 수 있을 정도의 나이와 경력이 쌓이기 전까지 자율과는 완전 거리가 먼 세상과 조직에서 생활을 했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말 그래도 '자율' 은 스스로 '율'을 정하는 것이다. 누군가 정해주는 것이 아닌. 그럼 그렇게 스스로 정한 것에 대한 이유와 그에 따르는 책임 역시 스스로 져야 한다. '자율 복장'으로 예를 들어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율 복장' = No 정장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율 복장은 정장을 입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나의 경우를 예를 들자면 나는 주중-월, 화, 수, 목-엔 노타이의 슈트를 입고 출근했고 금요일에만 캐주얼을 입었다. 이건 나와 함께 일을 했던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자율 출근 역시 마찬가지이다. 자율 출근이 '9시에 출근 안 하는 것' 이 아니다. 본인이 편한 시간에, 하지만 팀원들에게 절대 피해가 가지 않는 시간에 알아서 출근하고 퇴근하면 되는 것이 자율 출근의 본래 의미이다.
적기 시작하면 각 주제를 가지고 끝도 없이 적을 수도 있지만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종합해 보면 스타트업에 입사하고자 한다면 대단한 자기 성찰을 통해서 본인이 스타트업에 맞는 사람인지를 스스로에게 끝도 없이 물어봐야 한다. 일하던 조직이 없어지고, 회사가 사라지고, 같이 일하던 사람들과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헤어지고, 종종 본인이 일한 대가인 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다른 대기업이나 공기업보다 수천 배는 높은 곳이다. 흔히들 말한다. 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 스타트업 입사를 하고자 하는 시점엔 high risk 뿐이다. 그 모든 risk를 감당하고 감내할 마음가짐이 되어 있지 않다면 스타트업이 아닌 다른 곳에 취직하는 것을 강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