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다 Mar 03. 2020

혼자 살아요

가족들은 모두 육지에 있고 제주도에서 혼자 살고 있다.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살지만, 가구 수에는 포함되지 않으니 나는 현재 1인 가구다.

반드시 혼자 살 거야! 의 마인드는 아니고, 우리는 바로 내일의 일도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 당장은 혼자 살고 있다.


혼자 사는 게 꽤 즐겁고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늘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라 혼자 시간을 잘 쓰고,

해를 거듭할수록 혼자 잘 지내는 방법도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혼자 사는 것의 장점은 자신의 기분에 솔직해질 수 있고, 타인에 의해 감정 소모가 없는 것이다.

오로지 내 기분과 내 감정에 집중하면서 나를 들여다보며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집을 내 취향으로 꾸미고 정돈하는 것도 좋다.

내가 시간 들여 고른 물건들이니 당연히 내 취향으로 집이 가득 차있다.

이 집이 곧 내가 된다. 그래서 집을 더 아끼고 사랑할 수 있다. 덕분에 나는 더더욱 집순이가 되어 가고 있지만. 누군가가 내게 "집을 완벽하게 만들면 집에서 나가고 싶지 않게 돼"라고 한 말에 점점 더 크게 공감하고 있다.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이것은 사람에 따라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는데, 나에게는 200% 장점.

식사시간과 식단을 자유롭게 조절하고, 작업시간을 낮이든 밤이든 조절 가능하다.

단점이 될 수 있는 이유는 한없이 게을러질 수도 있고 자신이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내가 느끼는 혼자 사는 것의 단점은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집이 돌아가지 않는 것.

식사도, 빨래도, 청소도, 집수리도 모두 내 몫.

어느 것 하나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집이 움직이지 않는다.

심지어 바닥에 떨어진 클립 하나 내가 줍지 않으면 몇 날 며칠이고 바닥에 떨어져 있다.


조금 큰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내가 움직여야 할 부분이 더 많아졌다.

얼마 전에는 집 전등을 교체해야 해서(전구 교체가 아니라 전등 교체) 두꺼비집을 내리고,

쓰던 전등을 떼어내고 새 전등에 전선을 이어 전등을 교체했다.

교체하고 나서 스스로 얼마나 대견하고 뿌듯한지 내가 나를 안아줄 수 있다면 안아주고 싶었다.

누군가에게는 이런 일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이렇게 하나씩 알아보고

내 손으로 직접 해나가는 것들이 뿌듯하고 즐거운 일이라 이것도 혼자 살아가는 것이 잘 맞는다고 느끼는 이유일 수도 있겠다.


이렇게 혼자 사는 것을 좋아하고 즐기고 스스로도 혼자 사는 데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지만,

언제라도 둘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굳이 결혼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살면서 즐거움의 형태는 변하기 마련이니까.


지금은 혼자 사는 것이 나의 즐거움 형태.



작가의 이전글 한동안 한동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