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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Mar 04. 2020

차려먹는 한 끼


혼자 살면서 제일 소홀할 수 있는 부분은 식사라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배만 채우면 되는 대충 때우는 한 끼가 아니라 제대로 차려먹는 식사를 하려 한다.

정성스레 음식을 차려 먹는 것도 마음을 돌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먹을 음식을 시간 들여 차려먹을 의지가 있다면 나는 나를 아끼고 있다는 것.
나 자신에게 소홀하지 않다는 것. 오늘을 열심히 살고 내일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

그렇게 마음을 돌본다.


내가 사는 곳은 주변에 마트가 없어서 장을 보려면 구좌읍의 번화가인 세화까지 가야 한다.
차로는 7분 거리지만 차가 없는 나는 자전거로 15분 걸려 마트에 간다. 세화에는 오일장이 열리는데 가능하면 오일장이 서는 날 맞춰 장을 보러 나간다.


계절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은 한라산도 바다도 아닌 오일장이다.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인 지금은 이제 막 솟아난 봄나물들이 잔뜩 나와있다.
채소류들은 오일장에서, 그 외의 것들은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본다.


장을 봐온 것들을 정리하고 다듬어 요리를 한다.

요리를 해서 알맞은 접시를 골라 접시에 담는 것까지가 요리의 완성!


내가 나에게 대접하는 차려먹는 한 끼.


오일장에서 사온 표고버섯으로 만든 솥밥
감자짜글이와 삼겹살구이 그리고 주먹밥
김치찜과 계란말이, 햄에 돌돌말은 밥
새해에 차려먹은 떡국
감자가 포슬포슬할때 칼집을 내어 오일을 발라 구워먹으면 맛있다
에어프라이어로 구운 통닭
벚꽃이 떨어질 즈음 해먹었던 차가운 펜네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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