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 인터미션 - Why brunch?

왜 굳이 브런치에서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by 비둘기

A: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 1부가 끝났으니 숨 좀만 돌리세요.

B: 고맙습니다. 몇 시간 내내 저만 아는 야기를 실컷 떠들려니 힘드네요.

A: 그나저나 어쩌다가 브런치에서 이런 글을 연재하시게 된 거예요? 트X터나 포XX입에 좀 더 알맞을 것 같은 이야기인 것 같은데.

B: 그러게요. 브런치스토리에 작가 신청을 하면서도 제가 합격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속는 셈 치고 신청 딱 한 번만 해보고, 바로 다른 플랫폼의 문을 두드려 보려고 했습니다.

거부, 거절, 소외감, 위화감. 평생을 함께 해왔던 감각들이었어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사회의 주류를 이루는 사람들과는 무언가 다르다는 점을 말이죠. 비록 그 이유들에 구체적인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지만요.


이전에도 브런치에 종종 들리곤 했습니다. 공감 에세이들이 자주 올라오던 곳으로 기억합니다.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했어요. 지루하고 뻔하며 고리타분한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평범한 이야기들이었지요. 그리고 그 ‘평범함’이라는 지점을, 저는 그 누구보다도 동경했습니다. 무대 시작 전(프롤로그)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일 끝나고 대충 호프집에 둘러앉아 남자가 이렇고 여자가 이렇고 OTT가 어떠니 하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제가 원하던 원하지 않든 간에 말이죠.


평범함에 닿고 싶었습니다. 평범함의 세계에 억지로 자신을 끼워 맞춰보려 하는 사람들에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 어떤 곳보다도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구글 검색, 카카오 해시태그 검색 같은 방식으로 어디서나 쉽게 검색 가능하니까요. 특히나 저와 같은 정체성을 가진 분들은(데미섹슈얼, 논바이너리) 그 모호한 특성들 때문에 ‘내가 누구인지’를 깨닫고 동료들을 찾아내는 데에 더 긴 시간을 쓰곤 합니다. 그분들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아껴드리고 싶었어요.


‘유난 떤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집단에서 벗어나려는 모든 시도는 필연적으로 위협과 조롱을 동반하기 마련이니까요. 앞서서 ‘논바이너리’란 개념, 그리고 ‘무성애 스펙트럼’ 개념을 주창해 주신 선배들이 있습니다. 그 선배들이 받았던 위협과 조롱이 어땠을지 생각해 봅니다. 그분들이 멸시와 증오, 혐오를 이겨내고 목소리를 내신 덕에 제 이야기가 브런치에 실릴 수 있게 된 것이겠죠.


이제는 제 차례입니다. 전 준비가 되었습니다. 다시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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