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편지, 진주 기본군사훈련단, 2016.06.18
To. 모두에게
훈련소 수료 D-6, 이렇게 날짜를 세어가며 기다리던 날이 수능 빼고 있었나 싶어요. 어제 종합평가까지 끝이 나면서 이제 대부분의 훈련과 시험이 다 마무리되었어요. 남은 것은 다음 주 중에 있을 행군 훈련밖에 없고, 그 탓인지 다들 마음도 풀리고 편하게 마지막 주를 맞이하고 있네요.
기훈단에서의 훈련이나 시험이 하나 둘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대부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고 있어요. 세부 특기가 정해지는 공군특기적성 검사에서는 거의 모든 과목에서 10위권 안으로 들어왔고, 차량 운전 분야에서도 13등을 해서 원하던 일반차량운전 특기를 받았어요. 엄마가 훈련 때문에 힘들어서 공부하기 힘들지 않을까 했던 종합평가는 다행히 공부를 열심히 했던 관계로 한 문제 정도 틀릴 것으로 예상되고요. 훈련 성적도 나쁘지 않아서 종합평가 결과가 잘 나오면 앞으로 있을 자대 배치도 수월할 것 같습니다. 남은 행군이야 점수가 크지도 않지만 내가 가장 자신 있어하는 훈련이고, 앞으로 수료 후 특기학교에서만 잘하면 집 주변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오늘 체중을 다시 측정해보니 입대 전보다 10kg이 조금 넘게 살이 빠졌더라고요. 중간에 체중 감량 추세가 안 좋으면 운동할 욕구가 안 날 까 봐 한 번도 측정해본 적이 없었는데, 수료 일주일 정도 앞두고 가보니 생각보다 많이 살이 빠졌네요. 인바디 기계는 하필 고장이라고 해서 근육량 변화 추이는 보지 못했는데 온몸 구석구석 훈련으로 구른 곳이 많아서 더 건강해지긴 했을 것이라 믿고 있어요. 감량 기념으로 오늘은 드디어 라면을 먹어보려고 해요. 지금까지 3번 정도 라면이 나왔는데 한 번도 안 먹고 참았거든요. 이제 저는 앞으로의 행복한(특히 입이!) 인생을 위해 운동량을 유지하면서 식사량을 다시 조절해보려고 해요.
훈련소에서의 시간이 많이 흐른 덕인지, 같은 소대 같은 호실 친구들과 많이 친해졌어요. 어제는 불을 끄고 난 이후에도 다 같이 이야기를 하는데 웃음이 그치질 않아 한동안 수다를 떨었네요. 확실히 같은 호실 친구들이 다 착하고 재밌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힘든 일들도 많이 함께 해서 전우애라는 것도 좀 생겼고, 매주 이야기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간 것이 많다 보니 끈끈한 정이 생길 수밖에 없죠. 이제 남은 6일, 추억도 좀 만들면서 다 같이 이겨내고 나가도록 하려고요.
이제 훈련도 다 끝나 걱정할 것도 없고 다시 보게 될 날이 일주일도 안 남아서 엄마, 아빠, 콩 모두 마음이 한결 편해졌으리라 생각해요. 누나야 시험 준비로 바쁘겠지만, 분명 잘할 테니까 불안해하지 말고 준비해 주세요. 시간이 날 때마다 편지 또 써놓을게요. 사랑해요.
2016.06.18 - 형우가
*저를 제외한 모든 편지 수령인들의 이름은 가명이나 애칭, 혹은 평소 좋아하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자친구의 경우, 콩/누나/아가씨 등을 사용할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