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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밤 Oct 05. 2021

꾸준히 쓰는 사람은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는 것은 어렵지만, 특히 무엇인가를 계속 생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콘텐츠를 한 번 만들기는 쉬워도, 두 번 세 번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자신만의 콘텐츠를 쓰고 만드는 꾸준함이 인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고 믿기에 꾸준히 쓰고 만드는 사람이 되기 위해 다양한 조언들을 듣고, 읽고, 스스로에게 적용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을 보내면서 이르렀던 결론은, 꾸준히 쓰는 사람은 여러 모양에서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꾸준히 쓰는 사람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으로서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터득한 팁들을 4가지로 정리해보았다.



이것만 잘 지켜도, 계속 쓰는 사람으로 자신의 삶을 꾸준히 정리하고 더 나아가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잘 알면, 글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




ⓒ Unsplash



1.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도 있다.

"너같이 많이 읽는 애는 언젠가 쓰게 된다. ...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있다고. 그게 자연스럽지. ... 애벌레처럼 읽는 사람은 결국 쓰게 되는 거야."

-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일반적으로 글쓰기 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과정은 ‘자료 수집’이다. 자료들을 많이 모으면 모을수록 좋은 글을 쓸 확률이 높아진다. 즉, 인풋의 양과 질이 아웃풋의 그것을 결정한다.



쓰는 사람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이다. 계속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하고 싶은 이야기가 계속 쌓여야 한다.



하지만 한 사람의 경험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한정적이다. 그래서 읽기가 필요하다. 좋은 글을 많이 읽을수록 나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비춰 돌아볼 수 있고, 그 생각의 가지들을 풍성하게 확장할 수도 있다. 자연스럽게 쓰기를 위한 동기부여도 된다.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가 끊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계속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많이 읽자. 읽으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쌓인다.






* 무엇을 읽어야 할까? 좋아하는 주제, 장르로 읽기를 시작하면 된다. 콘텐츠 플랫폼의 아티클이 될 수도 있고, 책이 될 수도 있다. 읽기는 근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읽기는 편식으로 시작하는 게 오히려 좋다. 읽다 보면 다른 세계도 궁금해질 테니까. 쉽게 지겨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책을 동시에 읽는 병렬식 독서를 격하게 추천한다.




2. 내가 '자주 하는 것'이 글감이다.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무슨 얘기를 써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는데, 그 해답은 ‘자신이 자주 하는 것’에 있다.



'자주 하는 것'은 결국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이거나 좋아하는 일이며, 시간을 많이 할애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잘 알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글을 쓰기 위해 따로 공부를 더 하거나 억지로 짜낼 필요 없이 부담 없는 글감이 되어준다.



예를 들어 러닝을 하는 사람이라면, 단순한 러닝 기록부터 러닝으로부터 얻는 즐거움, 러닝에 얽힌 에피소드 등을 쓸 수 있다. 나는 워킹맘이기 때문에 워킹맘이 겪는 육아, 직장생활, 부부 관계에 대해 쓰기가 가장 쉬웠고, 책 읽기를 좋아해서 책에 밑줄 그은 영감 있는 문장들을 소개하는 글도 부담 없이 쓸 수 있었다.



혹 내가 잘 아는 것, 자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을 쓴 황효진 작가의 조언처럼 내 안에 뭐가 있는지 탈탈 털어본 후, 유난히 가지가 많은 단어를 발견하자.



"좋은 아이디어를 걸러 내는 작업은 나중에 해도 되니, 우선은 전부 써 보세요. 먼저,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자기 검열하지 말고 자유롭게 다 글로 써 봅니다. 내 안에 뭐가 있는지 탈탈 털어 보는 겁니다. … 유난히 가지가 많은 단어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그건 내가 그 단어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특히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고, 곧 내가 만들 콘텐츠의 테마로 그 단어가 가장 적합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황효진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하지 않은 이야기는 쓸 수 없는지도 모른다. 나에게 있는 이야기를 발견하고, 인풋을 통해 가지들을 풍성하게 만들자.




3. 지속성은 나에게 가장 쉬운 환경에서 완성된다.

목적이나 이슈에 적합한 콘텐츠 형태와 유통 플랫폼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지만, 지속적으로 쓰기 위해선 자신이 기록하고 생산하기에 가장 쉬운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본 분들은 알겠지만, 일을 하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나의 콘텐츠를 만든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다 못해 일주일에 한 번 블로그에 글 쓰는 것도 버겁다. 그렇기 때문에 책 '아주 작은 반복의 힘'에서 소개하듯, '이 정도쯤이야 식은 죽 먹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에게 쉽고 편안한 레벨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스몰 스텝)




"과감한 시도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과감한 노력들은 앞에 놓여 있는 견고한 장애물들을 고려하지 않는다. 부족한 시간, 빠듯한 예산, 몸에 밴 관성 등은 변화 앞에 놓인 심각한 장애물이다. ... 급진적인 변화는 의심과 두려움 같은 것을 깨워 편도체로 하여금 경보를 울리게끔 한다. ‘실패하면 어떡하지?’, ‘성공했는데 여전히 불행하면 어떻게 하지?’ 뇌는 이와 같은 두려움에 반응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급등시키고 목표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에너지를 차단시킨다."

- '아주 작은 반복의 힘', 로버트 마우어




콘텐츠는 꼭 '글'의 형태가 아니어도 괜찮다. 메모장에 그린 그림이나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으로도 충분하다. 지속적으로 발행할 수 있는 콘텐츠의 형태를 고민해보자.



나는 책 속 한 줄을 소개하는 '다정한줄'(@dajunghanjul) 계정을 시작하며, 지속성을 고려해 (사실은 나를 못 믿어서...) 아래와 같은 원칙을 세웠다.



1) 계정의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는 키 컬러 3가지를 배경 컬러로 하여 문장 이미지를 제작한다.

: 문장에 어울리는 사진을 찾아 쓰는 게 전달력에서는 더 효과적이겠지만, 매번 알맞은 사진을 찾는 것부터 시간이 많이 들 게 분명했기 때문에 컬러 배경을 채택했다.


2) 템플릿을 만들어 가능한 한 빨리 이미지 작업을 마친다.

: 파워포인트를 활용해서 배경 컬러만 다른 템플릿 3개를 제작했고, 실제로 텍스트만 복사 붙여 넣기 하면 이미지 제작은 끝난다.


3) 컬러는 문장 분위기와 상관없이 순서대로 반복한다.

: 계정에 글 하나 올리는 일에 부담을 덜어야 오래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컬러를 고민하는 시간도 줄여야 했다. 그래서 키 컬러 3개를 순서대로 계속 반복했다.



브런치는 글을 쓰기만 해도 잘 정돈된 형태로 예쁘게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이 점이 시사하는 바는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하는 요소들이 콘텐츠를 계속 만들 수 없도록 방해한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기 앞서 자신이 쓰기 가장 부담 없는 환경을 만들어 보자.




4. 함께 쓸 동료를 구하자.

글쓰기에 대한 책들을 읽어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조언이 '함께 쓸 동료를 구하라'다. 글쓰기에 대한 책까지 쓸 만큼 대단한 사람들도 혼자 쓰는 건 쉽지 않다고 한다.



나도 브런치에 정기적으로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처음 한 일이 함께 쓸 동료를 구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친구 3명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 '남는 글들'이라는 모임을 노션과 줌을 활용해 이어가고 있다.



꼬박꼬박 돌아오는 데드라인 덕에, 함께 쓰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 덕에, 친구가 쓴 글이 나에게 새로운 자극을 준 덕에 나 또한 매주 한 편의 글을 써내고 있다. (고마워 친구들!)



ⓒ Unsplash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건, 혹시나 목표한 일정에 맞춰 콘텐츠를 발행하지 못했다고 해도 좌절하지 말고 계속 해나가면 좋겠다는 점이다.



그 발행 일정을 몇 번 어겨보고 좌절하고 자책하면서 좌절해서 아예 포기하기보다는 조금 느리고 서툴더라도 ‘꾸준히’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완벽한 것보단 조금 부족해도 세상에 내어보는 용기를, 무엇보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가는 길을 우리 모두 걸을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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