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414_제주요가일기
첫 수업에서 나는 넋놓고
다른 이들의 수련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들의 격정적 아사나를 보며 놀랍기도 했지만
환희를 느꼈다. ‘그래, 이거다…’
정적인 요가를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왠지 이번만큼은 도전해보고 싶었다.
마치 내가 운전을 시작한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이걸 해낸다면 못할게 뭐가 있으랴..’
그렇게 시작한 요가수련이 어느덧 석달 째에 이르렀다.
첫 등록시, 시르사아사아는 한달이면 될까?
했는데 여전히 나의 물구나무서기는 불안정하다.
에카파다라자카포타아사나 와 우르드바다누라에서
타다아사나는 아예 무리다. 자세를 너무 얕본걸까?
아니, 나는 ‘목표’에 꽂혔던것이다.
‘과정’보다 ‘목표’에 꽂혀서 마음이 앞섰던 것이다.
생각보다 해당 동작들이 완성되기까지
섬세한 과정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깨와 흉추, 요추가 열려야했다.
나의 경우 여기에 하체 힘도 키워야했다.
상체와 하체 모두 문제.. 총체적난국이었다.
그러나 내가 석달전보다 나아졌음을 느꼈다.
비록 남들은 눈치채지 못했을지라도…
처음엔 참기 어려울만큼 자극부위가 아팠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그 자극사이로 호흡할 수 있는 틈이 생겼다.
이후 호흡으로 그 자극을 이완시킬 수 있게 되었다.
아주 조금씩.. 정말 아주 조금씩..
아사나 자체의 완성도는 아직 멀었다.
그러나 느껴졌다. 서서히 나아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아무리 씨앗을 채근해도 꽃이 바로 피어나지 않듯 것은 내 몸도 마찬가지. 내 마음 급한들 내 몸이 하루아침에 유연해지는 것은 아닐테다.
마음만큼 움직여주지 않는 몸을 대하면서 배운게 있다.
요가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아사나의 최종완성이 아니다.
전날보다 몸을 좀 더 늘려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나,
한계에서 느껴지는 내 몸의 자극에서 머무를 줄 아는 나,
한계에 도전하는 한 편 나의 한계에 머무를 줄 아는 나,
등등..
요가를 할 때 소중한 순간들은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되 매일 아주 조금, 정말 아주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나와 만나는 순간인듯 하다.
ps1. 고아새 명상가이드
https://youtu.be/j46nN8f8tL4
ps2. 경수점. 캘리그라피입문하기 수업 오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