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못말려
저의 6살난 아들 태명이 달리입니다 :)
by Myriams-Fotos“울레악~~ 코딱지 나왔어~~ 크크크크”
프라야나마(요가호흡법) 수업을 하던 도중 달리는 콧물이 한가득 나와버렸다. 콧물을 주렁주렁 달고는 배꼽이 빠져라 깔깔거린다. 이후로도 나와 같이 zoom 요가 수업을 듣던 달리는 재밌어 죽겠다며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원래는 나 혼자 듣는 요가 수업인데, 지난 수요일에 하도 같이 듣겠다고 졸라대는 통에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같이 듣게 되었다. 달리는 중간중간 화면 귀퉁이에 얼굴을 빼꼼이 내밀고는 선생님을 관찰하기도 했다.
by Fotomi“안녕하세요~~ 연두입니다~~ 크크크크”
“엄마~ 연두 방송(=명상줌미팅) 안해?~~”
한 달 전, 공심재에서 명상모임을 리딩하는 파트너가 되었다. 처음 하는 경험이라 한동안 가이드 연습을 한참 해야했다. 혼자서도 중얼중얼~ 그걸 유심히 보던 달리가 내 말투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시댁에 가서도 친정에 가서도 툭하면 “안녕하세요~연두입니다~” 를 쫑알거려서 나는 어른들 앞에서 민망함에 헛웃음을 날리곤 했다. 10분 가량의 명상 가이드 스크립트는 A4용지로 3장쯤되는 분량이었는데 첫인사는 매번 동일하니 달리에겐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변비에 딱 좋아”
변비약 광고부터 이따금씩 각종 광고의 키포인트 문구나 멜로디를 따라하는 녀석. 물론 밖에 나가면 얌전한 척은 남우주연상감이다. 솔직히 말하면 정적인 느낌을 좋아하는 나의 생활에 방해가 될 때가 많다. 자꾸 정신집중을 요하는 때에 달려들어서 엄마를 웃겨보려고 애를 쓰는 달리에게 화를 낼 때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녀석 때문에 내가 어른이 되어서도 천진난만하게 웃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 달리의 유치원에서 2020년 연말행사 동영상을 받았다. 코로나로 부모님 미참석으로 진행된 행사는 촬영기사가 찍은 영상으로 usb에 담겨왔다. 1년동안 유치원에서 생활했던 모습과 단체로 노래하고 춤추는 연말행사모습이 담긴 약 1시간 가량의 그 영상을 보면서 눈가도 마음도 뜨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나를 웃고 울게하는 이 녀석이 지금처럼 앞으로도 밝게 지냈으면 좋겠다. 나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이 녀석이 내 삶의 조미료(?) 일지도 모르겠다.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