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대로 써볼까나
소울 줄거리
중학교 음악 선생님인 ‘조’. 사실 그는 재즈 음악가를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을 이룰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꿈을 목전에 두었던 그 날, 조는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다. 이로 인해 ‘머나먼 저 세상’에 떨어진 그는 죽을힘을 다해 ‘머나먼 저 세상’에서 도망을 친다. 그리고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태어나기 이전의 어린 영혼들을 만난다. 어린 영혼들은 각기 다른 성격과 각기 다른 자신만의 흥미를 취한 후 지구로 갈 수 있다. 즉, 지구의 삶을 시작할 수 있다. 거기서 조는 수많은 영혼 중 유일하게 그 어떤 일에도 흥미를 얻지 못하는 소울 22를 만나게 되는데...
-점심을 먹다가
보통 주중 오전에는 명상하고 요가를 다녀오고 붓펜 캘리 연습을 한다. 그리고 점심을 먹는다. 요즘은 점심 먹는 동안 소울을 본다. 영어공부를 다시 해보겠다는 명목이었는데 영어 초짜에게 너무 어려운 영화를 고른 것 같다. 어려운 단어가 너무 많아서 그냥 한글 자막으로 보게 되었다. 영화 소울은 영어 공부하기에도 어렵고 내용을 이해하기에도 어려운 영화였던 것 같다. 영화에서 소울 22가 다른 영혼들과 다르게 오랜 시간 생을 시작하지 못했던 이유는 뭘까? 내가 생각하기에 이는 세상이 알게 모르게 아이들에게 원대한 꿈을 꾸라고 요구하는 모습을 빗댄 것 같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그 꿈을 잡는 것이 시작일진대 소울 22는 당장 하고 싶은 게 없다. 그럴 수도 있는 건데.. 세상은 꼭 이 허들을 넘어서야 삶을 시작할 서 있게 허락한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점심을 먹다가 짜증이 났다.
-잘하고 싶다는 욕망
어제는 요가 대신 캘리 공방에 가는 날이었다. 그러니까 명상하고 붓으로 캘리 연습만 주구 장창하는 날이었다. 어제는 공교롭게도 실력자들과 수업 시간이 겹쳤다. 선생님은 서로에게 자극이 될 수 있다며 나에게 다른 수강생들의 글씨 과제 검토에 참여하라 하셨다. 그런데 다른 수강생들의 클래스가 기대 이상의 하이 클래스라서 당황했다. 선생님은 나도 쓴 기간에 비해 잘하고 있으니 상심하거나 비교할 것 없다 하셨다. 그 말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좀 속상했다.
-피자 꼬투리, 막대사탕, 홀씨...
나는 캘리로 너무 큰 꿈을 꾸고 있었던 걸까? 고작 10개월 남짓 공방에 다니고서 10년 차 선배들의 글씨를 탐했다. 그 정도까진 아니어도 좀 더 잘하고 싶은 조바심이 내 발목을 붙잡고 늘어졌다. 더 잘하고 싶은 욕망과 보다 큰 꿈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내가 한 노력에 비해 과한 욕심은 금물이다. 오히려 일을 그르칠 거다. 나는 조바심으로 연습하는 게 싫어질 테니까 말이다. 영화 소울을 보다 보면 조가 자신의 주머니에서 먹다 남긴 피자 꼬투리와 막대 사탕, 홀씨 등을 발견한다. 소울 22가 소중하게 넣어둔 그것들... 삶의 소소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캘리 연습을 하자. 누군가보다 더 잘 쓰고 싶다는 마음보다 그냥 ‘쓰고 있는’ 그 순간을 사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