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지금이순간을 응원하며

210923_명상일기Day1

by 나는별연두

에고가 삶의 주인일 때, 지금 이순간은 언제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격하된다. 나는 미래를 위해 산다. 하지만 목적을 이루었을 때도 만족하지 못하며, 있다해도 오래가지는 못한다.

- 고요함의 지혜 (에크하르트톨레)


오늘도 나는 달리와 함께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추석을 서울에서 보내고 돌아왔으니 두말할 것 없이 자가격리 5일이다. 달리는 지난주에도 태풍 찬투로 인해 이틀이나 유치원에 가지 못했다.


고로

‘찬투2일 + 토요일+ 추석맞이서울나들이3일+ 격리 5일’

총 11일을 달리와 온종일 보내는 중이다.


@unsplash

전업주부인 애미가 되어서 온종일 육아가 당연할 때도 있는 것인데, 이걸 징징거린다는게 참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애미도 애미역할말고 다른 할 일이란 것이 있기에 이래저래 답답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몸이 피곤한 것은 둘째치고 내가 ‘나로써’ 하던 일을 잠시 옆으로 덮어놓아야하는 것이 가장 스트레스이다. 전업주부여도 꿈이 전업주부가 아닌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재기를 꿈꾸며 후일을 도모중인 사람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그럼에도 이 순간 달리와 함께 하는 시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노력 또한 놓지 않기로 한다. 건강한 삶을 위해 내 인생의 목적이 있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현재가 없는 미래의 목적들은 의미가 없다. 아이와 함께하는 요 며칠동안 아이에게도 집중하고 나에게도 집중하는 시간을 적절히 안배하려는 노력의 연속이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최우선으로 두진 않아도(최우선으로 두려고 마음먹어버리면 그렇지 못할때의 죄책감이 너무 크므로) 아이의 사랑스러움을 내 스트레스가 가려버리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마음을 먹어보았다.


어디서나 고요는 찾아진다고 했다. 그리고 그 고요 속에 지혜가 있다고… 지혜는 많은 정보와 지식 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고요 속에 이미 자리하고 있는 것이라고…(에크하르트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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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머리 냄새를 맡으니 잠시 평화가 찾아온다. 부산스러운 아이 행동에 정신이 산만하다가도 그 안에서 고요함을 찾아본다. 목소리와 목소리 사이.. 동작과 동작 사이.. 고요는 그 사이 사이에 존재하고 있었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상황 틈틈이 고요함을 찾아내며 좀 더 유연하게 일상을 살아낼 수 있는 방안을 떠올려본다. 아이와 도서관에 가보아도 좋고, 아이와 그림을 그려보아도 좋고, 그러다 내 시간이 필요하면 약간의 아이가 티비를 시청하는 시간도 가져본다. 모두 다 나도 아이도 함께 좋아하는 일들로 일상을 채워본다.


내가 캘리그라피로 굳즈를 만들어 팔아보고 싶고, 명상 온라인 수업을 열고 싶고, 문화센터에서 요가 수업을 해보고 싶고, 언젠가는 인도풍 소품과 플랜트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룬 요가명상원을 열어보고 싶고… 등등의 나의 꿈들. 이런 미래의 꿈들이 나를 조급하게 만들곤 하지만, 지금을 충분히 만끽할 수 없다면 모든게 다 허사다. 일상을 완전히 뒤집지 않고도 틈틈이 캘리연습을 하고, 어느 때고 명상연습을 적용할 수 있지 못한다면 나는 그저 불행해질 뿐이다. 계속 이루어질 수 없는 완벽한 상황만을 갈구하며 현재의 불온전함에 화가나고 짜증이 날 뿐일 테니까. 아이와 추억을 만들 시간도 어느샌가 얼마 남지 않게 될 것이다. 결국 미래도 현재도 내 손가락 사이 모래알처럼 모두 빠져나가게 될 확률이 크다.




순조로이 현재의 리듬에 내 몸을 맡기고 뱃머리는 슬그머니 목표를 향해 놓아두어보니, 어느 순간 거실 바닥에 크레용을 들고 자리잡은 달리가 보인다. 녀석이 흥얼대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 녀석은 그림을 그리고 나는 이렇게 이 글을 써본다. 오늘도 일상 곳곳의 고요함을 찾아내며 어제보다 더 나의 본질을 향해 나아가고자 나는 나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