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의 상태와 감정을 아는 것
-소크라테스
늘 그랬듯 오전 10시반 거실 한 가운데에 매트를 깔고 누웠다. 제주로 이사온 후, 적당한 요가원을 찾지 못해서
벌써 한 달 반째 집에서 셀프로 요가를 하고 있다. 하루에 짧으면 40분/ 길면 한 시간 정도 요가를 한다. 시퀀스만 제대로 짜여 있으면 이 정도로도 척추발열을 내는 데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오늘은 특별히 전체 시퀀스 중에 4개 시퀀스 정도에 대해서는 유지시간을 좀 길게 가져가 보기로 했다. 이번주 혜미쌤과의 약속이었다.^^ 길게 유지한다는 기준은 2분 정도... 그 2분동안 몸의 감각과 내 마음속을(혹은 머릿속)지나가는 느낌과 상념들도 살펴보자 하셨다. 생각보다 꽤 길게 느껴질 거라고 하신 말씀을 떠올리니 약간 긴장이 되기도 했다. 물론 2분을 무리해서 다 채울 생각은 없었지만... 괜시리 ...
그리고 요가 시작~
어찌보면 지난번 달팽이님과의 스트레칭 명상이랑 꽤나 유사한 느낌. 그래서 명상일기에도 이 내용을 적어본다.
총 스물네가지 시퀀스중
1.C자 (요추 2번과 4번 자극을 위한 자세)
2.트위스트
3.브릿지자세
4.반활자세
이렇게 4가지 동작에서 2분간 유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몸의 감각>
사실 2분이 꽤 길거라 예상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자세를 골라서 그런지 2분이 꽤 짧게 느껴졌다.
-처음 C자를 유지할 때에는 2분쯤 되었나 하고 시계를 보니 5분이나 지나있었다.
-트위스트자세에선 한쪽으로 오래있으니 반대쪽으로 넘어갈 때 골반까지 뻐근한 느낌이 들었다.
-브릿지자세가 이중에서 유지하기가 제일 힘들었는데, 하고 나니 몸에서 열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고통스러울 정도는 아니었고 이제 몸이 풀리네 싶을 만큼의 열감이었다.
-다른 3개의 자세는 2분까지 취하는게 좀 무리를 주는 느낌이 들었는데 브릿지자세에서는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3개의 자세에서 무리를 준다 느꼈던 이유는 자체를 취할 때는 브릿지자세보다 지속하기가 훨씬 더 쉬웠으나, 하고 난 뒤 스트레칭 된 부위가 뻐근하면서 쉽게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반활자세는 2분쯤 되었을 무렵 발을 잡고 있던 손이 저려옴이 느껴졌다.
나머지 20개 가량의 동작들은 평소와 동일한 속도로 이어나가 보았다. 요즘들어 시간에 쫓기며 요가 시퀀스를 모두 끝내는데 의의를 두게 되었는데, 이렇게 의식적으로 몇 개 동작의 유지시간을 늘려보면서 내가 그랬었다는 것을 좀 더 확실히 인식할 수 있었다. 요즘 수련을 한 후에도 몸이 안풀린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유지시간이나 반복횟수가 적어서였던 것 같다.
<마음 관찰>
어제에 이어 오늘도 생각이 많다.
아무래도 PMS(월경전증후군)기간이 돌아온 듯하다.
이 기간에는 마음이 이유없이 복잡하고 바쁘다.
건강이 악화된 이후 나의 PMS(월경전증후군) 기간은 이전보다 더 길어졌고 더 고통스러워졌음은 말해 무엇할까 싶다. 심하면 기분이 한없이 다운되어 ‘나는 왜 이렇게 생겼나’ '이런 내가 살아도 되는건가' 하는 지나친 자괴감에 허우적되기도 한다. 지나친 감정흐름에 쉽게 휩쓸려서 심해로 끌려들어간다. 정신을 차리고싶어도 호르몬의 막강한 힘에 한없이 무너지기 일 수. 오늘 요가 동작을 이어가면서도 끊임없이 생각이 흐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게 마음 속에 별의별 잡념들이 오가기를 여러번. 어딘가 한 군데 집중하지 못하고 서성이며 조급해하는 내 마음. 이러다가는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또는 꽤 불쌍하게)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라는 상상. 등등. '딱 이거다.' -> 나의 PMS가 돌아온 것이다!
브릿지 자세를 유지하다 ‘내가 지금 PMS기간이구나.'를 알아차렸다. 이 사실을 이렇게 인지하기만해도 이 기간을 견뎌내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쓸데없이 이 기분을 남이나 상황으로 전가하는 일이 덜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알아차린 지금 이 순간부터는 나의 이 혼란스럽고 짜증나는 생각과 감정들을 원망하지 않기로 마음먹어 보았다. 요가동작과 함께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며 그런 마음들을 모두 내던져 본다
내 기분에 이유를 달지 않기로 했다. 이유를 찾아내려할수록 나는 점점 더 땅꿀을 파게 될 테니까. 짜증과 분노에 이유를 단들 그 감정이 해결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싶다. (아마 0%? 1%?) 그냥 내 짜증과 분노를 인정하고/ 적절히 풀어내어보자. 또 버럭... 하지 말고.
아마 오늘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시간이 없었더라면 이 마음에 어찌 대처할지 몰라 더 많이 조바심치고 짜증내고 화내지 않았을까?
-세스고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