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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별연두 Mar 15. 2019

네 멋대로 살아라.

행복을 위하여

 나는 당신에게 제멋대로 살 것을 권유한다. 

결국 당신은 취미로든 업으로든 돌고 돌아 원하는 삶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마음 속 불꽃은 당신이 잠시 외면한다고 해서 쉽게 사그라들지 않기 때문이다.


Photo by Joshua Newton @ Unsplash

  해리포터의 저자 J.K 롤링은 작가가 되기 전, 가정과 직장에서 모두 실패를 겪었다. 그녀는 이혼을 했고 직장에서 해고를 당했다. 그녀는 아무 수입도 없이 홀로 아이를 떠맡았다. 바닥이라고 할 수 있었던 그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삶에 새 싹이 텄다. 잊고 지내던 작가의 꿈을 기억해낸 그녀는 아이가 잠든 시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때 쓴 그녀의 소설 ‘해리포터’는 출판사로부터 열두 번을 거절당한 후에서야 빛을 보았다. 롤링은 과거를 회상하며 ‘겉으로 보기엔 국제사면위원회에서 일하던 작가 이전의 삶이 더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전에 가졌던 꿈과는 동떨어져 있었고, 뼈아픈 실패를 겪고 나서야 꿈꾸었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고 했다. -샤를패팽, 실패의미덕 중-


 나도 J.K 롤링처럼 어린 시절의 나를 잊은 채 살아왔다.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정해지지 않은 언젠가로 유보했다. 학업에 집중해야 하니까.. 취직해야 하니까.. 커리어를 쌓아야 하니까...라는 이유로 일상을 ‘해야 하는 일(To-do list)'로 가득 채웠다.


  이제껏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나랑 안 맞는 일’이라고 무언가를 단정 지은 적이 없다. 뭐든 주어지면 ‘좋아하려고’ 노력했다. 운이 좋게도 그 시도는 대부분의 경우 괜찮은 결말로 마무리되었다. 초등학생 시절 교내외 상장은 모두 내 차지였다. 중고등학교 때 성적표는 내 노력을 증명하는 훈장이었다. 이후 소위 말하는 SKY를 나왔고 대기업에 취직했다.


  입사 후, DBA가 되었다. 도시공학을 전공해서 IT 회사에 취직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취업시즌이 되자 어떤 회사든 닥치는 대로 썼다. 지금의 회사는 같은 과 선배들도 여럿 다니고 있었고, 도시공학과 우대 팀이 있어 지원했다. 하지만 입사 1년 후 회사 내부 사정으로 수십 명의 신입사원이 기술직으로 전환되었다. SQL관련 서적 1개, 모델링 관련 서적 1개를 PPT로 정리해서 과장님께 보고를 드린 후(독학이나 마찬가지), 바로 단독으로 프로젝트에 나갔다. 당연히 투입되자마자 바람 잘날 없었다. 종종 사고를 쳤고 매일 두통과 위장병에 시달렸다. 하지만 내 임무에 충실하는 방법으로 버텼다. 그렇게 어느 정도 숙련된(?) 7년 차가 되었다.


  인생은 고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는 것은 만만하지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 고해 속에서 숨통을 터줄 ‘탈출구’ 하나쯤은 필요하다. 대학 입시가 끝나고 우울증이 찾아왔다. 취직 후엔 위염을 달고 살았고 화병의 일종이라는 갑상선 질환도 생겼다. 그리고 작년 봄 퇴근길 심장마비로 비명횡사할 뻔했다.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인생 길지 않아. 여태 해야 할 일을  위해 살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무시하며 사는 건 내 삶에 대한 직무유기야. 이렇게 죽으면 후회하겠지.’ 그리고 며칠 후 헤드헌터와의 만남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해야 하는 일 말고 좋아하는 일(혹은 좋아하게 될 것 같은 일)을 찾아 나섰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캘리 연습을 하고 명상을 했다. 1인 출판을 하는 헤드헌터의 제안으로 아이가 잠든 후 새벽까지 글을 썼다. 캘리그래피 공모전에 참가도 해보고 글을 쓰기 위해 관련 서적을 읽고 저자들에게 콜드 콜로 연락해서 인터뷰도 다녔다. 정말 내 멋대로 살았다.  


Photo by Simon Maage @ Unsplash

 올해도 내 멋대로 사는 삶의 연장이다. 작년의 시도 중 명상과 글쓰기를 이어나가고 있고 추가로 영어 스피킹에 도전하고 있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해야 할 것보다 하고 싶은 것들로 가득 찬 어린 시절처럼 하루 시작이 늘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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