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929_명상일기day6
어젯밤부터 머리가 핑핑돌더니 오른쪽 관자놀이쪽을 무언가 송곳같은 것이 내리 찍는 듯한 고통이 가시지 않는다. 밤새 편두통에 시달렸더니 출근하는 남편이 말하길, 내 안색이 불쌍해보인단다. 내 눈에도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색이 누렇다.
아이 유치원은 어찌어찌 겨우 보내놓고는, 쇼파에 누웠다. 털썩도 못하고 끙끙대며 누워있는데 내가 누워있는 이 공간이 꿈인지 현실인지도 모르겠더라. 나의 온 신경은 오른쪽 관자 놀이에 쏠렸다.
나를 바라보는 온건한 나를 찾을 수가 없다.
두통이 바로 나인것 같은 느낌이 강렬하다.
도저히 두통과 나를 분리할 수 없다.
식은땀이 나는 내 몸 그 자체는 내 것이 아닌 듯 하나,
관자놀이에서 느껴지는 그 고통만은
바로 나와 직결되는 것 같았다.
그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고통도 감정도 모두 다 나가 아니라는 걸
여러번 거듭해서 알게 되었는데,
오늘 오전 내내 나는 그 고통 그 자체였다.
그 외 나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오후 12시 반쯤 되어 일어나보니 두통이 좀 나아졌다. 오늘 오전이 최고점이었나?! 죽을 좀 먹고 앉아있노라니 이제야 나는 나 자신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었다. 죽을 떠먹는 나. 몸을 움직여서 무언가 해야할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나. 그동안 해왔던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냐며 내가 앞으로 잘 할 수 있겠냐며 두려워하는 나. 이렇게 한 차례 아프고 나면 마음 약해지는 걸 알고 있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