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019_명상일기day20
오늘 오후 명상모임재개를 위한 본격 머리짜냄이 시작되었다. 어떤 프로그램으로 가면 좋을까? 매번 브레인스토밍에서만 끝이 났지만, 오늘만큼은 전체 프레임 안의 부분들도 검토해봐야지.
전체 프레임은 늘 생각해왔던대로 마음챙김의 7가지 태도를 일상에 어찌 적용할지 알려주는 방향으로 짰고, 가이드는 일주일에 3번/ 무음가이드는 2번 가는거고, 시간은 아침 6시로 해보자.
…
근데 이걸 해낼 자신이 없다.
늘 여기서 내키지 않는다.
이슈1.
과연 6시에 내가 모임을 이끄는 동안 남편(은 차치하더라도) 과 아들이 방해하지 않을까?
그들이 잠에서 깰까 신경이 곤두선 상황에서 내가 다른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침착한 리듬이 필요한 ‘명상’을 차붐하게 진행할 수 있을까?
팩트는 … 내가 누군가에게 배우는 때도 허용되지 않았던 시간에 내가 누군가를 이끌 수 있을까? 가 정점이었다. 상황이란게 마음먹는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이슈2.
지금 내가 누굴 이끌만한 자질을 갖췄나?
마음챙김? 이걸 한주동안 한 테마를 한 주씩?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할 수 없을 것도 같다.
여튼 내키지 않았다.
처음부터 너무 욕심이다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거
마음챙김의 태도에 대한 설명과
그것이 일상에 적용시키도록 도와줄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수많은 명상가이드가 존재하지만
많은 이들이 명상을 일상에 적용하기가 어렵다.
명상을 마치 현실과는 별개의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나 명상을 알긴 알겠는데 삶 속에 녹여내질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각자 개인의 의지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일단은 시스템적으로만 고민해보았다.
이슈1은 일년 전부터 고민했지만 여태 붙잡고 있는 고민이었고, 이슈2는 내 모임을 업그레이드 시키고자 공부를 하면서 얻게된 또 다른 고민이었다.
잠시 망설였다.
내가 ‘명상모임’에 왜 이렇게 집착하지?
내가 명상을 하는 이유는
명상모임이 아니고 내 삶의 고양인데…
아직 뭣도 모르면서 왜 자꾸 명상모임을 하려고 하지?
왜 나는 자꾸만 이걸 회사에서 하듯
마감기한이 존재하는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여기고 있나?
애쓰는 것은 하나의 습관이기도 했고,
하면 왠지 나도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 외에도 자질구레한 이유들이 꽤 많긴 했다.
습관때문에 나를 몰아부치는 것은
확실히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다.
나는 정 안될 경우
후일 때를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라는
여지도 염두해 둘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무엇이든 흐름을 챙겨야 한다.
지금 내가 산에 있는데 배를 타려고 하면 안되듯이.
이 모든 생각을 끝내고 창밖을 보니 비가 온다.
‘헉 우산없는데!!!’
급하게 까페를 나와 차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운전해서 집에 오는 길.
그냥 일단 혼자서 일주일 혹은 이주정도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기로 했다.
내 깜냥대로
아이가 유치원간 12시 45분-13시 사이에
지금 내가 혼자 명상공부하는 방식으로
내가 아는 것 내가 소화하고 있는 것을 나누어 보기로…
마음챙김태도부터 감정다스리기 등
내가 하고 있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연습해봐야지!
(시뮬레이션이니까 혼자서… ㅋㅋㅋ 혹시 시뮬레이션에 참여 가능한 친구가 있다면 한 두명만 데리고 ㅋㅋㅋ)
기존 틀은 완전 고객중심이었다면
시도할 틀은 ‘내’가 중심이 될 테니…
그러면 좀 더 나다운 모임이 되지 않을까? …
그럼 난 그것이 더 바람직한 것 같다.
전문가 흉내내면서 도와주려고 쩔쩔 매는 것보다 말이다.
나는 의식하지 않으면, 내 것을 날카로운 타인의 눈으로 쏘아보고는 스스로에게 ‘이 모지리야!!!!’ 소리지를 때가 많다. 근데 그 모지리가 다듬어져서 전문가가 된다는 걸 …이제서야 조금씩 마음으로 이해하고 있는 중이다. 머리로는 늘 알고 있었는데 그것이 마음으로 전이되기가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