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으로써의 삶

220105_명상일기day50

by 나는별연두

01. 마주하기

작년 마음챙김 8주 프로그램을 수강하면서

경험했던것은 … 케케묵은 감정과의 만남이었다.


선생님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나는 특이사례(?) 로 나의 트라우마와 마주하게되었다.


그것과 그렇게 적나라하게 마주했던 적이 없었는데

아파하고 슬퍼하고 흘려보낸 결과

나는 그 케케묵은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unsplash


물론, 사람의 감정이 한 번에 싹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에 지금도 불쑥 올라올때가 있지만

이제 나는 안다.


그 감정은 아픔이자 사랑이었음을..

그래서 그 감정은 이제 벗어날 수 없는 고통은 아니다.

순간 만날 때가 있지만 웃으며 털 수 있는

고통아닌 고통이 되었다.


허나, 작년에 나는

명상을 활용해서 트라우마를 한꺼풀 털어내었으나

아직 명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었음을 인정한다.


———-


02. 알아차리기

‘지금 여기에 닻 내리기’


지금 이 순간의 생각, 감정, 감각을 알아차리기.

이것이 마음챙김 명상이다.


그리고 그 때 알아차린 생각, 감정, 감각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움직이는가를 깨닫는 것

이것이 마음챙김 명상이다.


@unsplash


나의 생각이(이건 사실이 아니다)

감정에 영향을 주고


나의 감정이

생각이 영향을 줄 때


그러한 연결고리의 인과를 알아차리는 것이

마음챙김명상이다.


작년에 나는 그러한 마음챙김명상을 함과 동시에

종종 감정과 생각의 원인을 찾아헤매기 일 수 였다.


틈틈이 과거의 이야기로 빠져들어서

원인을 갖다붙였다가 뗐다가 하면서

답을 찾아헤매었다.


어찌나 열성적으로 파고들었는지 …

얼마나 그 행위에 중독이 되었는지 …

이게 명상인지 아닌지 구분할 새도 없었다.

이건 분명 doing모드적인 행동이었다.


being 모드로 머무는 연습이 명상이 아니던가…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받아들이는 시간이어야 했다.


@unsplash


그래서 나는 지금 또 하나의 계기를 만나고 있는 것 같다.


한동안 선생님의 말씀이 이해되지 않았다.

작년에 내가 8주 프로그램을 하면서 뭐가 잘못된거지?!

선생님은 늘 내가 그 프로그램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극복한 것이라 말씀하셨다.


????


나는 분명 MBCT 8주과정을 보내며

많은 변화(그것도 정말 큰 변화) 가 있었다고 여겼는데

재차 프로그램 덕이 아니라 하시니 도대체 뭐가?!

하는 의문이 가시질 않았다.


그런데 이제야 조금 알겠다.


나는 마음챙김으로 극복한 것이 아니었다.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을 캐치하긴 했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즉 doing 모드로 전환되었다.

그 감정과 생각들을 끊임없이 곱씹고 분석했다.

과거의 기억을 끌어와서 재배열 재분석을 거듭했다.

이건 분명 마음챙김이 아니다.

나는 극복했으나 지금여기에 있지 않았다.

특히 그 트라우마에 한해서는 말이다.


그래서 여전히 나는 being에서

멈추기 어려운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내 머릿속 마음속 조잘거림에

깨어있지 않은 나와 만나는 것이었다.


며칠전 남편과 다투게 되었다.


난 화난 남편의 레파토리를 알고 있다.

1. 소리지른다

2. 현 상황과 상관없는 내 단점에 비약을 더해 비꼰다

3.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한다


문제는 2번과 3번이다.

2번에선 억울함과 수치심을 느낀다.

3번에선 더 억울하고 수치스럽고 기가막힌다.


나는 내가 이렇게 느낌을 알아차리고 멈춰야 하는데

늘상 멈추질 못한다.


‘왜 남편이란 작자가 남보다 못할 정도로 나에게 이러지?’

하는 생각에 그동안 나를 서운하게 했던

남편의 모든 과거들을 떠올리며

분노를 키우고


다음으로는 내 마음의 18번인 ‘내 마음 좀 알아줘’를 소환.이어 ‘너도 똑같이 당해봐. 어떤 마음인지’를 불러내고는

남편의 단점을 남편이 억울하고 수치스러울 정도로

비약해서 돌려주었다.


그랬다.

나는 아직 생각과 감정이 어찌 연결되는지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이번에도 반은 알아차리고 반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읽은 후…

이어지는 2번 3번으로 구성된 남편의 폭언들을

어찌해야하지 몰랐다.


상황 초반에는 감정과 생각을 알아차렸지만…

이후 감정과 생각이 쏟아지면

뭐가 어찌 흘러가는지 자각하지 못했고

그 순간 doing모드로 전환되었다.

남편으로 인해 폭주하는 내 감정과 생각들을

어찌 해결해야할지(=doing) 몰라 당황했고

당황한 나는 의지와 다르게

입으로 별의별말들을

쏟아내었다.


그리고 후회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처럼

그 순간에도 당황하지 않고 내 감정과 생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길러지는 그 순간을 기다리며

오늘도 명상을 이어가련다.


ps. 이래서 일상에서의 명상이 중요한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