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220211_명상일기day53

by 나는별연두


스님의 꿈 (김희원)

어릴 적 나는 스님에게도 꿈이 있느냐고 물었다

스님은 말없이 미소만 지으셨다

잠자코 비질만 하셨다

그 뒤로 꿈은 속인에게만 있는 것인 줄 알았다

꿈이 많아서 앓아눕던 나는

엄마한테, 내 꿈 좀 버려달라고 했다

늙어 다시 찾은 절에서

비질을 하는 젊은 스님을 본다

꿈이 있었을까

꿈을 버렸을까

마당을 비워내는 비질에서

한쪽으로 쌓이는 나뭇잎이 있다

딱히 쓸지 않아도 좋을 나뭇잎을

스님은 쓸어낸다

애쓰지 않아도 될 것을 애쓰는 몸짓에서

스님도 무언가 매달려 있구나

늙은 손은 염주를 고쳐 잡고

비워지지 않는 빈 마당을 보며

저 은자의 꿈같은 것은 거두어가시라고

어미 마음으로 죽향이나 더 태웠다


@pixabay




나에게도 꿈이 있다.

그래서 나도 ‘애쓰지 않아도 될 것을 애쓰는 걸까?’

‘빨리 이루고 싶어서 조바심치는 걸까?’


나는 나의 꿈에 기한을 붙여놓았다.

나는 계획에 기한을 붙여놓는 습관이 있다.

그 기한을 좀 늘릴 수도 있는데..

그 기한을 좀 늘려볼까 하면 그것으로 인한 경제적피해가

내 가족에게 돌아갈까봐 두려웠다.


시간과 돈의 관계는 늘 그랬다.

하나가 많아지면 하나가 줄어들고…

당연한것이지만 늘 나를 애타게 하는 딜레마인데

새삼 원망스럽고 분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봤자 상황은 그대로라는 걸 알기에

좀 더 분발해보기로 했다.




상황은 똑같다.

휴직이후 나는 경제적 의존상태에 머물러있다.

그러나 나는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


그 어떤 상황도 하나의 흐름이라는 것을 느낀다.

스승도 내가 준비되었을 때 찾아온다 하지않았나?

어떤 어려움도, 어떤 만남도, 어떤 대가도

시의적절했고/시의적절하고/ 시의적절할 것이라 믿으니

원하는 것에 집중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pixabay




매 순간을 온 마음으로 대하면서

강물처럼 흐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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